매주 금요일 8교시, 동아리 시간을 통해 학교에서의 일주일을 마무리한다.
중고등부 총 37명으로 이루어진 사물놀이부 <두드리鼓>,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두드리鼓>는 겨우 12명이었다.
몇 년 사이 사물놀이부에는 큰 변화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시설의 변화이다. 우리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위에 매트를 깔고, 4대의 선풍기에 의존하여 연습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큰 거울과
가습기, 공기 청정기, 무엇보다도 넓어진 공간과 방음이 잘 되는 쾌적한 실내에서 연습한다.
두 번째, 인원의 변화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물놀이는 겨우 12명의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소규모 동아리였다. 중고등부에는 지도 선생님도 계시지 않아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더이상 배우지
못하는 분야였다. 하지만 지금 담당하고 계신 선생님께서 우리 학교에 오신 후부터는 초·중·고등학생 모두를 가르쳐주신다. 이 덕분에 새로운 부원들이 들어왔고 인원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이제는 연대한국학교 사물놀이부 소속 학생들 및 방과후수업 참여 학생만 해도 매년 70명은 족히 넘는다. 이렇게 초등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지속적으로 배워나가면서
실력도 늘어날 뿐 아니라 자부심을 갖고 큰 꿈도 키울 수 있는 부서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사물놀이부의 가장 큰 변화는 실력의 변화인 것 같다. 내가 처음 사물놀이부에 들어간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이다. 학교 축제 때 사물놀이 공연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여
아무 고민 없이 다음 해에 사물놀이부에 지원했었다. 하지만 당시 사물놀이부는 열정도 실력도 부족한 동아리 부서였던 것 같다. 사물놀이부는 외부 공연이 있어 수업을 빠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사물놀이부에 들어온 학생들도 많았고, 정작 사물놀이를 배우고 싶어서 들어온 사람들은 몇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물놀이부는 사물놀이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가득하다.
매일 점심시간, 연습실을 지나가면 항상 연습 소리가 들려오고 매주 주말에도 빠짐없이 사물놀이에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방학 때마다 사물놀이 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작년과 올해 방학에 10여 명의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사물놀이 캠프에 참여했을 텐데, 한국에 갈 수 없는 아쉬움이 크다. 이렇듯 부원들의 실력이 향상되었음은 물론
부원들의 에너지도 대단하다. 그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졌는지 우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우리는 산동성에서 알아주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비록 코로나 때문에 이전보다 활동이
줄었지만, 한인상공회, 산동성예술학교, 한글학교 등 여전히 우리를 찾아주는 사람들은 많다.
내가 사물놀이부에 있는 9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화하였다. 우리는 연대한국학교의 자랑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물놀이부는 나에게도 자랑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는,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고 없어져도 아무도 신경 쓸 것 같지 않은 그런 부서에서, 우리는 연대한국학교의 자랑이자, 연태의 자랑, 산동성의 자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부서로 발전하였다. 특히 올 초에는 동아리 경진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해주신 선생님과 여러 학생의
땀과 노력이 담겨 있다. 지금의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사물놀이가 없듯이, 선생님의은 사물놀이부원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이시다.
몇 달 후 졸업을 하면 이제 나는 사물놀이부에 있을 수 없지만, 사물놀이부가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고 우리 부서가 산동성의 자랑을 넘어서 모두의 자랑이 되는 날이 올 때까지 나는
사물놀이부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최 태 경 연대한국학교 12학년 2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