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 온라인 소식지

본문 바로가기

교실 들여다보기

  >  교실 들여다보기 >  실습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

실습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

일본의 중학교 기술과목 학습지도요령 내용을 보면, 「재료와 가공의 기술」, 「생물육성의 기술」, 「에너지변환의 기술」, 「정보의 기술」의 4가지를 육성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실습 점수가 필기 점수보다 높아, 실습을 하지 않으면 점수를 줄 수 없는 과목이기도 하다. 중학교 3년간 수업을 통해 이 모든 기술을 필수로 가르쳐야 하지만, 학교의 사정에 따라서는 4가지 기술 중 2, 3가지만 가르치는 학교도 많이 있다.

한국의 기술 수업과 다른 일본의 기술 수업, 특히 실습을 소개할까 한다.

1. 생물육성 실습

우리 학교는 산 위에 있기에 공터가 여러 군데 있다. 이 땅을 농작물 재배 실습에 활용하고자 밭을 만들었다. 현재는 학생들과 함께 고구마, 깻잎, 옥수수 등을 심어 재배하고 있다.

2. 재료와 가공 실습

나무, 금속, 플라스틱 등의 특징을 공부한 후 설계부터 조립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하고 있다. 아래의 오른쪽 사진은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다.(책꽂이, 상자 등)

3. 에너지 변환의 기술

가장 신경을 써서 가르치고 있는 분야로 멀티탭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계산법, 충전기 어댑터의 호환성 등 실생활에서 바로 응용 가능한 내용들이 교과서에 담겨 있다. 실습으로는 납땜을 하고 있고, 마지막으로는 라디오를 만든다.

이 라디오는 자연재해 시에도 건전지 없이 손으로 발전기를 돌리거나 태양열로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이상 배울 수 없는 기술을 일본에서는 중학교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

4. 정보의 기술

프로그래밍, 사진 편집, 동영상 편집 등의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스크래치(프로그래밍), GIMP(사진편집), 포토(윈도우 동영상 편집)을 이용하고 있다. 이 모든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그 외에도 워드, 파워포인트 등도 가르치고 있다.

위와 같은 실습은 학생 본인들도 몰랐던 잠재적인 능력을 스스로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목공소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거나 공업고등학교 진학을 고민 중이라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오락실에 있는 오락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들이 배운 내용만으로 이것을 만들 수 있을까하고 20년 전 오락실에서 쓰던 기판을 사서 시험 삼아 만들어 보았다. 목공 기술과 멀티테스터기, 인두기, 약간의 회로 지식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오락기용 박스부터 모든 것을 학생들과 만들어 볼 예정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지만, 실습을 통해 학생의 잠재적인 능력을 발굴하고, 학생이 흥미를 갖고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습을 진행하기 위해 교사들이 많은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야 하는 등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여러 가지 실습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고, 또 배운 부분을 응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기술 과목이라고 하면 책의 내용을 공부하고 끝내는 과목이라는 인식이 있다. 일본과 같이 실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짧게나마 기술 수업의 실습을 소개해 보았다.

정 종 철 교토국제중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