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버 ‘주룽’이 지난 5월 19일 화성에 바퀴 자국을 남겼다. 우주발사체 또는 외계 탐사선을 보낸다는 것은 과학기술의 종합체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매일 대대적으로 뉴스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위 ‘짝퉁’으로만 생각했던 중국 IT와 소프트웨어 제품도 10년 사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우리 제품을 선망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우리나라
전자제품을 보기 힘들 정도다. 이에 주목하면서 2021년 3월 본교에 부임한 때로부터 3개월 동안 중국의 IT 교육을 아래와 같이 파악해 보았다.
우선, 중국 기초교육과정은 국가의지와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관을 기초교육 분야에서 직접 구현하는 교육사상을 담고 있고, 교육목표와 교육내용을 규정하여 입덕수인(立德树人), 인재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보기술(이하 IT) 과정을 개설해 청소년의 정보 소양을 키우고 정보사회에서의 적응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것은 기초교육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초․중등 IT 수업에는 정보기술 기초,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초보, 로봇 기술, 사물인터넷 기술 등 5개 모듈이 포함된다.
정보기술 기초는 초등학교에서 72교시, 중학교에서 54교시이며,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각 18교시, 인공지능 초보, 로봇 기술, 사물인터넷 기술은 초등학교에서 각 18교시, 중학교에서
각 12교시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의 기초에 대한 소양을 함양하도록 하고 있고, 교육내용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체험으로, 총 17시간이다. 중학교의 경우, 컴퓨팅 사고력을 통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하여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프로그래밍 기초 수업을 정보 시간 중 총 34시간을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컴퓨팅 사고력을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에서의 융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하도록 하고 있다. 알고리즘 설계와 분석을 하며, 중학교보다 심화된 프로그래밍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다음으로, 정보기술 교육방법에서, 중국에서는 초등과 중등의 발달단계를 세분화하여 초·중등 IT 교육 수업을 실행하기보다는, 둘을 통합하여 제시하고 있다. 즉, 수업내용을 크게 정보기술 기초,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초보, 로봇 기술, 사물인터넷 기술 등 5개 모듈로 구성하였다. 5개 모듈에 배당한 시간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이에 따르면, 중국에서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은 우리나라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양을 가르치고 있으며, 중학교의 경우에도 우리보다 많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우리나라는 학생의 선택에 따르는 자율을
택하지만, 중국에서는 의무교육의 성격을 띤다. 중국의 새로운 기초교육과정 체계에서 정보기술 교육은 국가가 정하고 지방조직이 개발·실시한다. 지방정부에서 의무교육으로서 정보기술 교육과정의 개요를 제정하는 것은
정보기술 과정의 건설과 실행을 강화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며, 학생들의 전면적인 발전과 개성 발전에 더 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는 국무원 전 국민과학소질행동계획개요, 차세대 인공지능발전계획,
교육부 기초교육과정 개혁개요(시행), 초·중·고교 종합 실천 활동 과정 지도개요 및 교육부 관련 문건 등을 바탕으로 IT 교육의 방향이 결정된다.
미래 세계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중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19년 초등 5~6학년 단계에서 소프트웨어 기초 소양교육을 17시간 이상 학습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SW 교육의 목적은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통한 창의·융합 사고를
함양하는 것이다.
모든 재외한국학교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본교(소주한국학교)의 IT 교육을 살펴보았더니, 교육과정 편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서 많이 뒤처져 있다. 컴퓨터실, 태블릿 PC 보급 등 물리적 환경이 정비되지 못한
상태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보다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진행된다는 것을 볼 때, 미래사회의 특성을 고려한 실제적인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촘촘한 교수·학습의
구안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최근 IT 산업의 급격한 성장, 우주개발 등은 국가의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외한국학교가 가지고 있는 교육과정에서의 자율성이라는
특징을 보다 긍정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과학, 기술 교과의 교사를 채용할 때 IT 교육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예산을 편성할 때도 IT 교육환경 구비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이 밖에도 2022학년도 교육계획 수립 시 IT 수업과 연계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성화할 방안도 구안하여야 할 것이다.「대한민국을 생각하고 세계를 품는 재외 한국 IT 인재」를
양성하고 발굴하는 것은 재외한국학교의 또 다른 사명이다.
1) 2017년부터 수정·적용된 장쑤성 의무교육에서 정보기술 교육과정에 대해, 소주한국학교 원어민 김은월 선생님의 번역과정을 토대로 작성하였다.
2) 덕을 세우고 사람을 키운다는 뜻으로, 2017년부터 중국 교육정책에서 강조되는 인성교육의 키워드이다. 입덕(立德)은 학생들이 덕을 세우는 것을 강조하며, 수인(樹人)은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변화를
의미한다.
김 진 철 소주한국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