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 따라 2학기 전면등교를 위한 단계적 이행방안을 발표했다. 8월까지 유초중고 교직원을 대상으로 우선 백신을 접종할 것을 협의 중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이에 반해, 베트남 현지의 상황은 한국과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베트남은 한때 코로나 바이러스 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최근 지역감염 및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하노이한국국제학교는 지난 5월부터 전면 온라인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했던 한국과 달리,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코로나가 확대되던 작년부터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해왔다. 그래서 작년은 원격수업을 도입하고 적응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원격수업의 효과를 높이고 원격수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수업을 구성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아래는 하노이한국국제학교 6학년 4반 학생들의 하루 일과를 재구성한 것이다. 학생과
교사의 시점에서 시간별로 제시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원격 수업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아침 8시 20분, 교사는 컴퓨터를 켜고 아침 활동을 준비한다. 10분 뒤면 아이들이 줌 회의실로 들어올 것이다. 어제는 활기찬 ‘클래식 음악 감상’으로 시작했으니, 오늘은 ‘의자에서 앉아서 할 수 있는 5분 스트레칭 영상’을 준비했다.
아침 8시 30분, 아이들이 담임교사의 줌 회의실로 물밀 듯이 들어온다. 교사의 컴퓨터에는 연신 ‘띵동’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이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늦게 들어오는 아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놓은 5분 의자 스트레칭 영상을 틀고 같이 몸을 풀어 본다. 모니터를 바라보느라 굽은 목과 의자에 앉아 있느라 늘 뻐근한 허리까지 야무지게 풀어준다. 모니터 안 작은 상자 속에는 눈곱도 못 떼고 영상의 장면을 따라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누구하나 빼지 않고 열심히 스트레칭 중이다. 기특하다.
1교시 국어 시간, 우리 반의 우리말 사용 실태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학교에서라면 포스트잇에 아이들이 자주 쓰는 말과 글을 붙였겠지만, 온라인상으로는 그런 종이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바로 멘티미터(www.mentimeter.com) 사이트에 있는 word cloud 기능을 활용하면 아이들이 생각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터. 교사가 미리 준비한 질문과 아이들이 접속하는 코드를 알려준다. 아이들은 menti.com으로 접속해서 8자리 숫자 코드를 입력하면 단어를 쓸 수 있다. 아이들이 쓸 수 있는 응답 수를 교사가 설정할 수 있고, 해당 단어를 많은 아이들이 중복해서 쓸 경우, 그 단어가 공유화면 상의 중앙에 크게 표시된다. 즉, 다수의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응답하는 단어가 크게 보이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정답을 입력하면서 실시간으로 선생님의 공유화면 속에서 자리와 크기를 바꾸며 재정렬되는 단어들의 춤을 감상한다. 마치 내가 쓴 답이 살아 숨쉬는 것처럼.
2-3교시 사회 연차시 수업, 오늘은 기업의 현명한 선택에 대해 학습할 시간이다. 학생들에게 햄버거 가게를 운영한다고 설명하고, 신제품 개발부터 가격 설정, 홍보 및 이윤 창출까지 일련의 과정을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진행한다. 먼저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 과제 제시를 통해 각 학생들에게 구글 프레젠테이션(Google Slides) 파일을 공유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미리 세팅한 햄버거 재료들을 재배치하면서 신제품을 만들고, 원재료의 값과 이윤을 정해서 판매가격을 정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구글 클래스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교사가 동시에 학생의 파일에 접속하여 수정도 가능하다.
그리고 난 뒤, 홍보를 위해 패들렛(www.padlet.com)로 이동한다. 별다른 로그인 없이도 글을 적을 수 있으며, 간단한 사진을 올리고 문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익명으로 자신의 햄버거 가게와 신제품을 홍보하고 본인이 측정한 가격도 제시한다. 모든 학생의 업로드가 끝나면 아이들은 친구들의 홍보자료를 보고 가장 먹고 싶은 햄버거(최대 3개)에 자신의 이름으로 댓글을 단다. 댓글 1명당 1개의 햄버거가 팔렸다고 가정하고 이윤 계산에 활용한다. 각자의 이윤을 비교하며, 기업의 합리적인 선택은 적은 비용으로 큰 이윤을 남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4교시 수학 수업, 지난 시간에 과자 상자를 전개도로 분해하는 활동을 통해서 직육면체의 전개도와 평면도형의 넓이에 대해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직육면체의 겉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전에, 온라인 퀴즈 사이트를 통해 지난 시간 내용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온라인 퀴즈 사이트는 굉장히 다양한데, 직접 활용해 본 결과, 영어 기반의 퀴지즈(www.quizziz.com)와 카훗(www.kahoot.com), 한글 기반의 퀴즈앤(quizn.show)와 띵커벨(tkbell.co.kr)이 가장 인지도도 높고 활용도가 높다. 사이트별로 세부 설정은 다르지만, 교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퀴즈를 학생들이 실시간 혹은 과제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 학생 개별 응답 및 정답률, 퀴즈 결과에 대한 분석도 제공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 수업에서는 다른 온라인 퀴즈 플랫폼에 비해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색깔로 답을 선택할 수 있는 카훗을 활용하여 준비 학습을 진행했다.
이렇듯 이 시대의 교사들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원격수업의 장점을 활용하고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원격 수업을 도입하고 적응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원격 수업의 효과를 높이고 원격 수업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 하는 수업을 구성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이에 교사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미리 경험하고, 이를 적절하게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원격수업의 특성상 기기 및 프로그램 조작 면에서 고학년 학생들이 훨씬 활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분명 제약이 있겠지만, 학급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위에서 언급한 한두 가지 팁을 활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
이 가 은 하노이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