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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업 교류, 세계를 교실 속으로

해외 수업 교류, 세계를 교실 속으로
-온라인 수업 교류로 터키 인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해요-

“메르하바!” 터키 니할 선생님의 힘찬 인사와 함께 터키와 중국에서 동시에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온라인 국제학급에서 사진과 동영상으로 보던 친구들을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만나게 되자 학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수업에 푹 빠져들었다. 중국은 오후 2시 7교시 수업 중인데 터키는 아침 9시 1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학생들은 깜짝 놀랐다. 세계 곳곳의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은 사회 시간에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면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을 실제로 경험한 학생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서로 다른 문화 이해하기’를 주제로 두 나라의 학교생활, 코로나로 인한 근황, 대중문화에 대한 질문과 답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터키의 유명한 작가 나스레덴을 아는지가 궁금했던 터키 학생은 한국 친구들이 나스레덴에 대해 미리 조사하고 작품을 읽었다고 하자 함성을 터트리며 좋아했다. 우리 반 학생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그룹의 노래를 터키 친구들이 모른다고 하자 노래를 부르며 열정적으로 안무를 시연해서 큰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가는 것에 매우 아쉬워하며 줌 카메라가 꺼진 후에도 한참동안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올해 3월 온라인 플랫폼에 국제학급을 개설하며 터키와 수업 교류를 시작했다. 우리 학급과 교류를 원하는 터키의 학급을 온라인에서 하나로 묶고 두 담임교사가 같이 관리하였다. 우리 반 친구들은 알리고 싶은 한국 문화를, 터키 학생들은 터키 문화를 영어로 게시했다. 수천 킬로미터 멀리 떨어져 쉽게 접하기 힘든 상대국의 신기한 문화 그리고 같은 또래라는 공통점은 온라인 국제학급을 활발한 소통의 장으로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우리 문화를 소중히 하려는 마음과 영어 사용 능력 향상은 덤으로 얻게 되었다.

인도 학교와는 ‘신재생 에너지’를 주제로 프로젝트형 수업 교류를 하고 있다. 인도 선생님과 왓츠앱으로 소통하며 두 학교 학생들의 관심과 학습 수준에 맞는 활동을 추렸다. 학생들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조사하기, 나라별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막대그래프로 그리기, 막대그래프에 나타난 정보 해석하기, 화석 연료와 신재생 에너지 그림으로 나타내기, 에너지 절약 포스터 그리기 등의 학습 활동을 각자 교실에서 한 후 줌을 통해 쌍방향 수업을 이어갔다. 각 활동이 끝날 때마다 학습 결과물을 비교하며 같은 점이 있는 것에 신기해하기도 하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는 생각을 확장시키기도 하였다. 양국의 학생들은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하면서 앞으로 지구 환경을 위하여 화석 연료를 이용한 에너지보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 수업교류는 미래 핵심 역량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학습활동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데세코 프로젝트(DeSeCo Project)에서는 ‘역량’을 교육의 주요 목표로 제시하며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을 ‘도구의 지적 활용’, ‘이질적인 집단에서 상호작용’, ‘자율성’이라는 3가지 범주로 정의하였다. 언어, 정보와 기술을 목적에 맞게 활용하고, 다양한 언어, 인종, 문화적 배경의 사람들과 협력하며, 자신의 삶에 자율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해외 수업교류를 위해, 자신이 소개할 한국 문화에 대해 조사하고, 외국 친구가 이해하기 쉽게 프레젠테이션과 차트를 만들어 온다. 온라인 국제학급에서 외국 친구의 게시물에 격려도 하고 궁금한 점도 물어가며 다른 문화의 또래 친구와 영어로 상호작용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각 활동은 교과서에 답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조사하고 준비하며 자율성과 책임감이 길러진다. 이렇게 해외수업교류를 통해서 미래에 필요한 3가지 범주의 역량을 꾸준히 기를 수 있다.

코로나가 발생한 작년부터 학교 활동에는 여러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각국의 학교들이 쌍방향 원격 수업 인프라를 갖추게 됨에 따라 오히려 해외 수업교류에는 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코로나 이전에 해외 학교와 교류는 우편 교류, 이메일 교류, 인적 교류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함에 따라 해외 교류에 드는 시간, 공간, 비용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되었다. 화상카메라와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면 어느 나라와도 학습 교류가 가능해진 것이다. 2학기에도 여러 나라들과 수업 교류가 예정되어 있다. 다음 학교와는 여러 나라에서 함께 해결해야 할 기후변화나 환경오염에 관한 주제를 선정해보려고 한다. 외부 교육 활동이 위축되는 코로나 시대에 해외 학습 교류 활동이 대안이 되었다. 점과 점으로 흩어져 있는 지구촌의 학급들이 서로 손을 내밀어 선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은 그 안에서 미래를 위한 역량을 차곡차곡 쌓으며 자랄 것이다.

참고문헌
OECD. (2005).The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Executive Summary.

박 현 주 연변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