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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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원 교원 이야기

재미난 소리와 고소한 향기가 가득한 교실

고은경 시카고한글학교 교감

미국 시카고 한국문화원에서 위치한 시카고 한국(한글)학교에는 토요일 아침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등교한 아이들로 북적인다. 대부분 한글을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이라 한글 수준이 입문 수준이라 영어와 한글을 병행하여 수업을 진행하여 영어가 더 편한 아이들을 배려한다. 특별히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체험활동 중심으로 준비하고 수업을 진행한다.

한 예로 “한국의 이해”라는 교재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교재의 내용만 배우는 게 아니라,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해서 관련 한글 단어와 함께 학생들이 좀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을 준비한다. 지난 학기에 한국의 자랑스런 과학자 김순권 박사님(96쪽)을 소개하면서 옥수수라는 한글 단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수업 전에 아이들 활동자료를 만들어 놓고 미리 견본으로 인형도 하나 만들어 보여주고, 미국 네이티브 인디언의 전래동화인 “Legend of Corn Husk Doll” 이라는 이야기를 소개하며 아이들과 함께 옥수수 껍질로 만든 인형을 함께 만들었다 (사진참조).

아이들은 처음 듣는 네이티브 인디언의 이야기를 너무 흥미롭게 집중해서 들었고 이야기 속에 나왔던 한글을 익히기 위해 옥수수 같이 재밌는 소리가 나는 과일의 이름을 차례로 써서 가로로 읽기, 세로로 읽기, 거꾸로 읽기, 아래로 읽기, 위로 읽기를 통해 기본 자음과 모음을 깔깔 웃으면서 익혔다.

재밌는 자음과 모음의 소리를 배우고 나서는 옥수수로 만드는 간식, 팝콘과 강냉이를 비교해서 숨은 과학에 대해 배우는데 고소한 향기가 교실을 가득 채워 배고프다고 아우성이었다.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작은 컵에 강냉이와 팝콘을 미리 준비해두고 강냉이, 팝콘을 예쁘게 인덱스 카드에 적어오는 친구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니 아이들은 신나게 한글 쓰기를 연습한다.

단어쓰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이들은 생김새부터 다른 옥수수 간식을 잘 살펴보고 바사삭 바사삭 하나씩 맛을 보는데 고소한 맛, 달콤한 맛, 짭조름한 맛이라는 어려운 단어도 오감을 통한 경험으로 이해하게 된다.

맛있게 강냉이와 팝콘의 맛을 보는 동안 목이 마른 아이들은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또 가르치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 한국의 조상님들은 옥수수 수염차, 옥수수차를 마시면서 목마름을 이겨내고 건강을 챙겼다고 알려주고 준비해둔 옥수수 수염차와 옥수수차 음료를 아이들 앞에 내놓자 아이들의 궁금증을 최고조에 달했다. 과연 어떤 맛일지… 마시고 싶은 친구는 음료병 앞에 붙여진 라벨을 읽어야 마실 수 있다고 했더니 아이들은 열심히 읽는 연습을 했다.

물을 마셔 차분해진 아이들과 함께 마무리로 옥수수가 세계의 식량부족 상황을 이겨낼 수 있게 한 중요한 곡물이라는 사실과 Dr.Corn이라고 불리는 김순권 박사님이 옥수수 품종 개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수업을 마쳤다. 아이들은 “옥수수 최고!”라고 외치며 옥수수로 시작하여 한글, 역사, 문화, 그리고 현재의 세계를 다 아우르는 유의미하고 즐거운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습준비물 : 강냉이 1봉지, 팝콘 큰사이즈 1팩, 옥수수 수염차 2병, 옥수수차 2병, 옥수수 껍질 (Corn Husk) 3장씩, 노끈, 가위 (사진 참조), 냅킨, 종이컵, 종이접시
수업 교재 : 한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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