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준엽 하노이한국국제학교 교사
글로내컬 리포터 3기
BOOK 소리 멘토-멘티 프로그램
저학년 한글 해득을 위한 한글캠프
다양한 다문화 행사들
나는 한국에서 전라북도에 근무하는 초등교사이다. 전라북도 지역은 꽤나 많은 다문화 학생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2023년 기준 8,664명. 전라북도 교육통계)
내가 겪어본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교육 제공 경험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 급식, 방과후 지원이나 일회성 문화 체험(옷 입기, 간단한 요리하기)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학부모 연수 등을 기획하는 학교도 많지만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다. 부모님의 관심도 및 한국어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가정과 학교의 소통 불화, 학습 부진 및 문제 행동 등으로 다문화 학생들은 일종의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나 역시 하노이한국국제학교에 올 당시 그런 편견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덧 4년차가 된 지금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실제 상위권에 많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문화 학생이고 그런 친구들은 또래 다른 친구보다 하나의 언어를 더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왜 한국에서의 인식과 다르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고민을 많이 해보았다.
하노이한국국제학교(KISH)는 다문화 학생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환경적인 지원을 한다. 한국에서는 다른 언어를 가진 부모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한국어 및 베트남어 안내장을 제공하여 안내에 소외되는 부모님이 없도록 노력한다. 또한 행정실과 교무실에 많은 베트남어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학부모가 문의 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사실 여기까지는 해외에 있다는 특수성을 가지면 고개가 끄덕일 수 있을 정도의 환경 제공이다.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어교육과 관련된 부분이다. 우리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의 교실 모두에는 담임교사를 포함한 한국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베트남어 보조교사가 상주한다. 또 본교 9~11학년 학생 75명이 멘토가 되어 점심시간에 책을 읽어주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BOOK 소리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을 운영중이다. 이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하고 양질의 한국어 INPUT을 경험하게 되고 다양한 캠프와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학생으로 성장하게 된다. 저학년에서 성공적으로 한국어 및 한글을 해득한 학생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학습에 참여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모든 학습에 있어 무기력한 학습자가 될 것이다.
정부는 올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가입국 중에 출산률이 가장 낮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통계청1)이 발표한 2023년 합계 출산율이 0.72명에 불과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다양한 나라들의 사례 등을 통해 이민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해외 인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스페인의 경우 유학생 취업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취업 요건을 완화하여 이주민들의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적극적인 기술 이민정책을 통해 교육수준이 높은 젊은 이민자들을 유치하여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놓고 경제성장과 인구증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하였다. 세계 여러 선진국이 추진하는 인구 관련 대책과 다문화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우리 국민으로 받는 한편 그들의 가족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현재 5%에 가까운 다문화 학생들을 의미 있게 교육하여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게 해야 할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책이나 다양한 재외한국학교들의 사례를 참고하여 현재의 다문화 지원 정책보다는 더 유의미한 올바른 지원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1) OECD국가들의 인구소멸 대응법, 최상대 주OECD대사 2024.7.24.
인구 비상사태와 국가 이민정책, 장규열, 2024.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