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교사
(국립국제교육원 파견교사)
교재 진도 나가기도 벅찬데, 문화 수업을 해야 하나요?
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문화 수업을 몇 번 하는 것이 적당할까요?
어휘와 문법 공부 시간도 부족하고 문화 수업은 준비하기도 힘든데 해야 하나요?
문화(文化, culture)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문화를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언어는 문화의 산물이다.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문화와 관련된 수업은 필수적이다. ‘문화’ 수업을 안 하려고 하니 ‘한국인 원어민’에게 기대하고 있는 바를 저버리는 것 같고,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떤 주제를 다뤄야 할지, 규모나 시간 등등 사전에 고려해야 될 것이 너무 많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다음의 질문 하나씩 해결해 보자.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 만들기나 한복 입기 체험 활동과 같이 준비가 필요한 수업은 단원의 시작부터 계획을 세운다. 어휘, 표현도 문화 수업 관련된 것을 예로 들어 언어 활용 연습을 겸한다. 단원의 마무리 단계는 식문화 체험으로 준비한다. 음식 맛에 대한 궁금함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궁금함, 만들어 보는 재미로 단원을 마무리해 볼 수 있다.
김밥 만들기
라볶이 만들기
잡채 만들기
주먹밥 만들기
학교에서 문화 관련 행사가 있으면 관련지어 활동을 구상해 보는 것도 좋다. 실제로 자매결연 맺은 인도네시아 학교의 학교 방문의 날에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의 춤을 추고 싶다고 학교에 건의했다. 학생들과 함께 부채춤을 연습해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학생 앞에서 무대에 올렸다. 서로 다른 나라의 춤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며, 부채춤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수 있는 자랑스런 시간이 되었다.
문화의 밤에 부채춤 춤추기
한국어 교실 전선 공사로 6개월 정도 교실을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대청소를 하고 정리된 교실 모습을 학교 구성원들에게 보여주는 ‘한국어 교실 집들이’를 하면 의미도 있고 문화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포스터를 돌리고 이틀에 걸쳐 교사와 학생들을 초대하여 라볶이를 대접하고 윷놀이를 하면서 한국의 면 종류 음식과 놀이 관련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한국어 교실을 다시 사용하면서 교직원과 전교생에게 축하를 받으면서 문화체험을 해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교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요리에 자신이 있다면 음식과 관련된 것으로 종이접기 도안을 읽고 만들 수 있다면 종이접기, 노래 부르기에 자신이 있다면 노래로, 춤에 자신이 있다면 전통 춤이나 댄스, 태권도를 할 수 있다면 태권도로 시작해 보자. 교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문화 수업의 첫걸음을 떼면 자신감 있게 준비할 수 있고 진행할 수 있다. 딱지 접기, 한복 접기를 하고 교실 안과 교무실 앞 게시판의 환경게시물을 장식해 보았다. 라인댄스로 트로트 배우기, 발동작 배우기도 가능했다.
한복 접기
딱지 접기
라인 댄스
태권도
교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문화의 예를 들고 소재를 함께 찾고, 편지 쓰기 활동을 하면서 외국어 쓰기 연습과 함께 어휘 익히기, 말하기 연습 등 교재 관련 수업을 병행하면 수업 결손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주제로 편지 쓰기, 동영상 만들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으로 다양하게 준비하게 하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면서 어렵지 않게 ‘문화 수업’에 접근할 수 있다.
편지쓰기 준비
온라인에서 말하기
편지쓰기
답장 받기
그러니 문화 수업은 가능하면 많이, 학생들과 같이 할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하나씩 시작해 보고, 범위를 넓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