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제 삶의 일부입니다
말레이시아 한국어 채택교 교원 연수(Korean Language Teacher Training Malaysia)가 2026년 6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 2022년에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다섯 살이 된 행사이다. 현지의 대학교, 중등학교 등의 교육 기관에서 ‘한국어 교육’과 관련하여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1년에 한 번 성과 보고와 교사 연수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다. 서로 근무 지역이 다르고 거리가 멀어 만나기 어려웠던 선생님들과 만나서 교실에서의 어려움과 유용한 정보 등을 공유한다. 더불어 오랜만에 서로의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나눔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번 연수에서는 유독 더 반가웠던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현지 교원 양성 기관의 한국어 교사 양성 프로그램 1기를 통해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지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이다. 중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지 벌써 4년째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 선생님과 한국어의 인연은 K-pop의 가사를 듣고 이해하고 싶고, 자막 없이 노래를 알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온라인을 통해 한글을 공부하고 대화를 듣고, 말하기 시작했다. 대학교에서는 종교 관련 전공을 하고 대학원에서도 한국어와는 거리가 먼 전공으로 공부했다. 하지만 스스로 배우고 익혔던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 후에는 현지어와 한국어 통역, 시간제 일 등 ‘한국어’를 이용한 일을 하면서 더 관심이 깊어졌다. 결국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한국어 교원 양성 기관에 도전하게 되었고 1년간 공부하고 교원 자격증을 받아 교사로 공립 중등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교사가 된 지금은 한국어를 이전처럼 많이 공부할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시간이 나면 하고 싶다고 한다.
과거에 영어 자막 없이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영어 공부가 나에게는 아직도 ‘진행 중인 과제’로 남아 있는데 이 선생님은 ‘한국어’를 통해 ‘꿈을 실현’한 것 같아서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한 외국어 공부가 직업으로 연결되고 우연한 기회에 찾게 된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꿈에 그리던 직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니 궁금함이 생겼다.
“’한국어’는 지금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음… 제 삶의 일부인 것 같아요.”
그 선생님에게 ‘한국어’는 흥미와 관심을 넘어 사회의 첫 직업과 꿈의 직장까지 이끌어 준 존재였다. 나에게는 모국어로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어느 외국인에게는 ‘한국어’가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삶의 일부라는 표현이 머리에 콕 박혀 긴 여운을 남겼다.
연수 마지막 날 집으로 오는 길에 그 선생님과의 만남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한국인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나와 한국어를 외국어로 가르치는 현지 선생님은 ‘한국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서로의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한국어’로 만났고,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어’를 통해 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고, ‘한국어 교육’이라는 목적을 향해 걷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 분야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든든한 동행자를 만난 느낌이었다.
서로 다른 국적으로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한국어 교육’이라는 길을 걷고 있다. 하루하루 교실에서의 생활이 항상 즐거움으로 가득 차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한국어 교육’으로 각자의 삶의 일부를 차곡차곡 채워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벌써 또 다른 ‘한국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1년 뒤의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