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아니 우리는 치콜!”
그리고 “단짠단짠은 못 참지!”
우리 상파울루한국교육원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한국 문화 활동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2026학년도 1학기가 끝날 즈음 ‘이번 학기에는 어떤 문화 수업을 해 볼까?’ 하는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음식의 맛 표현을 배우는 수업에서 어떤 한국 음식을 먹어 보았는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때 한 학생인 니꼴라스가 K-드라마를 보면 한국의 치킨이 정말 맛있어 보여 꼭 먹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바로 그 순간, 한국 문화 수업의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Muito obrigada!”(정말 고마워!)라고 말하니 니꼴라스는 ‘선생님이 갑자기 왜 저러지?’ 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푼 것 같은 통쾌한 해방감이 들었다. 학창 시절에 어렴풋이 들었던 ‘시험의 모든 정답은 시험 문제 안에 있다’는 한 선생님의 말씀처럼 수업의 운영이 어려울 때도 수업과 학생에게서 그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4개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하는 나는 2개교씩 나누어 한국 음식 문화와 관련된 두 가지 주제를 정해 수업을 준비했다. 첫 번째 주제는 니꼴라스가 영감을 준 한국의 치킨이었다. 한국 드라마에 정말 많이 나오는 치맥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치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의 생활 문화와 관계 문화까지 함께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수업 소재이다. 다만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므로 맥주를 콜라로 대체한 ‘치콜(치킨과 콜라)’로 바꾸어, 체험과 언어, 문화 비교를 함께 배우고 한국 치킨 시식 체험 활동을 통하여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그다음 주제로는 한국의 대표적인 맛 조합인 ‘단짠단짠’을 보여 주는 음식으로 라면과 초코파이를 시식해 보았다. 그리고 미각으로 남는 감각적 기억을 통해 맛 표현 형용사를 배우면서 한국의 맛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브라질 상파울루 내 봉헤찌로 지역에는 한인타운이 형성되어 있어서 한국식 치킨을 파는 식당에 주문을 하고 한인 마트에서 라면과 초코파이도 구입했다. 음식 준비를 수월하게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는 힘든 수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2차시용 수업 PPT를 만들고 재미있는 온라인 유행 콘텐츠인 ‘밈’과 ‘짤’도 사이사이 넣었다. 그리고 간단한 퀴즈도 준비했다.
첫 번째 주제인 “치맥? 아니 우리는 치콜!” 수업에서는 ‘치콜이 뭐예요?’라는 질문으로 말 줄이는 방법과 재밌는 말 줄임 표현의 몇 가지 예를 들어 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의 흥미도가 올라갔다. 따라 하도록 유도하지 않았는데도 너도나도 다 따라 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수업이 재밌게 진행되었다. 마침 월드컵 기간이 다가오고 있어 아이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 간단하게 식당에서 주문하는 역할극도 해 보았다. 브라질에서는 월드컵처럼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여 응원할 때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이야기했다. 한국과 브라질이 모임에서 함께 나누는 음식 문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주제인 “단짠단짠은 못 참지!” 수업에서는 단짠단짠이 한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맛의 조합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너희 또래 학생들도 한국에서는 매점에서 이런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학교 매점의 급식 담당 여사님들께 미리 말씀드려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었다. 아이들은 매점에서 물을 받아 와 교실에서 3분간 기다렸다가 먹는 방법도 매우 재미있어하였다. 그리고 라면으로 입이 매워질 때 초코파이를 먹어 보라고 알려 주었다. 이것이 바로 단짠단짠으로 음식을 먹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라면과 초코파이를 다 먹고 느낌을 말하는 활동에서 아이들은 재밌고 맛있다고 답했다. 라면과 초코파이를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묻는 학생도 있어, 궁금증이 넘치는 시간이 되었다. 라면은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많이 보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는 처음 먹어 보는 학생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또 고맙다고 말해 주어서 뿌듯한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정규 수업을 하지 않을 때 가장 좋아하고 호응도와 관심도 높아진다.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모습에 나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지만, 교사로서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하반기에는 또 어떤 문화 수업을 해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