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교 현장 리포트・에세이∙칼럼

다문화학생 수의 증가와
한국학교 수업 방식의 변화

재외한국학교는 이제 더 이상 단일한 언어와 문화 경험을 가진 학생들만을 전제로 수업을 운영하기 어려우며, 학생 구성의 변화는 학교 현장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다문화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긍정적인 기대가 적지 않았다. 가정 안에서 두 가지 언어와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중언어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대표적이다. 물론 다문화 가정의 언어 환경은 학생에게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지만, 현실의 학교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다문화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정 안에서 한국어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한국학교에 신입학하거나 전입학하는 경우, 학생은 학교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의사소통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수업은 단순히 교과 내용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교사의 설명을 이해하고 교과서의 문장을 읽고 친구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 하는 복합적인 언어 활동의 장이다. 따라서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수학, 과학, 사회와 같은 교과 내용 자체를 이해하기 전에 언어의 장벽에 먼저 부딪히게 된다.

이 문제는 학습 부진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언어 능력이 부족하면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고 과제 수행이 지연될 수 있다. 또한 평가 상황에서도 자신의 실제 이해 수준을 제대로 드러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또래 관계에서도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말로 표현하지 못할 때 크고 작은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상대에게 공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말이 나오거나 반대로 상대의 말을 왜곡해서 이해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오류가 반복되면 사소한 갈등이 학교폭력 관련 사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한국어 능력의 부족은 학력 결손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학교 적응과 생활지도, 관계 형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많은 한국학교에서는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기초 학력 지도 대상의 범주 안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방과 후 시간에 국어 교사가 보충 지도를 맡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노력 자체의 의미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학교가 학생을 방치하지 않고 도움을 주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어 교과 지도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국어 교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문학, 문법, 독서, 작문을 지도하는 데 전문성을 갖는다. 그에 비해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은 생활 한국어와 학습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며, 학생의 모국어 배경과 한국어 숙달도, 학교생활 적응 정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국어 교과의 연장선에서 방과 후 보충 수업을 제공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교과서를 한 번 더 읽어주는 시간이 아니라 기본 어휘와 문장 구조를 익히고 교실 안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시 표현을 이해하며 교과 학습에 필요한 개념어를 단계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이다. 또한 친구와 대화할 때 필요한 표현,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표현, 평가 상황에서 답안을 구성하는 표현까지 함께 다루어야 하는데 이것은 기초 학력 지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각 교과의 수업은 전공 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수학은 수학 전공자가 가르치고 과학은 과학 전공자가 가르치며 영어는 영어 전공자가 가르친다. 이는 해당 교과의 내용과 사고방식, 학습 방법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다문화학생에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한국어가 부족한 학생에게 한국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교과 학습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이 학생들에게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필자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한국어 교원 자격을 추가로 취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교 현장에서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만날 때마다 단순한 관심이나 선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학생이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는 것과 그 부족한 부분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지도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특히 한국어가 서툰 학생에게는 쉬운 말로 반복해서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생의 언어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과 학습 상황에 필요한 언어 기능을 구분하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다문화학생을 위한 한국어 지원이 학교 교육의 주변 업무가 아니라 핵심 과제라는 점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한국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이미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언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수업 시간에 조용히 앉아 있어도 실제로는 학습에서 계속 뒤처지고 있을 수 있다.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교과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고 과제의 요구를 파악하지 못하며 평가 문항의 의도를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학습 결손은 특정 과목에만 머물지 않고 전 교과로 확산된다. 결국 학생은 노력해도 따라가기 어렵다는 무력감을 경험하게 되고 학교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낮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학교는 이를 단순한 학생 구성의 변화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수업 방식과 지원 체계를 함께 바꾸어야 한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조기에 파악하고 학생의 수준에 맞는 한국어 교육을 제공해야 하며 생활 한국어와 학습 한국어를 구분해 지도하고 교과 수업과 한국어 교육이 따로 움직이지 않도록 연계해야 한다. 담임교사와 교과 교사, 한국어 교육 전문 인력이 협력하여 학생이 실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학교 차원에서 한국어 진단 도구를 활용하고 학생별 지원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학교 차원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이 문제는 개별 교사의 열정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담당 교사가 개인 시간을 들여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하는 방식만으로는 오래 이어 가기 어려우므로 인력 배치와 시간 확보, 교육과정 운영의 조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조정은 학교 운영담당자들의 관심과 판단이 더해질 때 실현될 수 있다. 학교의 지원 체계가 갖추어질수록 교사들도 보다 안정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 또한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단순히 부족한 학생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을 가진 학생으로 바라보는 학교 문화도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학교가 더 넓은 교육적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신호이다. 이중언어 가능성이라는 긍정적 기대만으로는 학생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한 학력 결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이것은 특정 학생만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학교 교육의 공정성을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학생이 언어의 장벽 때문에 배움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다문화 시대의 한국학교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수업 방식의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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