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교 현장 리포트・수업 사례

일곱 명의 바다 지킴이,
생성형 인공지능과 함께 목소리를 내다

우리 대련한국국제학교가 자리한 대련은 바다를 품은 항구 도시다. 아이들 집 앞 바다는 주말 나들이의 배경이자 너무나 익숙한 일상의 풍경이다. 그런데 그 바다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물음 하나에서 우리 반의 「대련 해양 지킴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6학년 1반 일곱 명의 학생들이 해양 오염을 조사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발표 자료를 완성하여, 전교생 앞에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프로젝트였다.

첫 시간,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바다 영상을 보여 주었다. 웃고 떠들던 교실이 조용해졌다. 해류를 따라 대련 앞바다와 한국의 서해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이야기에 한 아이가 말했다. “그럼 우리가 여기서 버린 쓰레기가 한국까지 가는 거예요?” 바다 건너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발밑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배움은 늘 이렇게 나와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발견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해변 환경정화 활동
해변 환경정화 활동

말로만 듣던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아이들과 함께 직접 학교 앞 바다로 나갔다. 백사장 곳곳에 박힌 페트병 뚜껑과 부서진 스티로폼 조각, 파도에 밀려온 그물 자락을 하나하나 줍는 아이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 갔다. “영상에서 본 것보다 더 심해요”라는 한 아이의 말에, 나는 화면 속 문제가 발밑의 현실로 바뀌는 순간을 목격했다. 한 봉투 가득 쓰레기를 채운 그날, 아이들은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었다.

자료를 조사하는 동안 아이들은 여러 번 충격을 받았다. 한국 연안에서 발견된 죽은 바다거북의 약 82%가 플라스틱을 삼킨 상태였다는 통계 앞에서, 배 속에 플라스틱 컵이 가득했던 향유고래의 사연 앞에서 아이들은 “진짜예요?”를 연발했다. 그 놀람은 곧 진지함으로 바뀌었다. 믿을 수 있는 자료인지 출처를 따져 묻고, “선생님, 이 사진은 출처가 없는데 써도 돼요?”라고 먼저 확인하는 모습에서, 나는 아이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에서 정보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이 가장 반짝였던 순간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이미지를 만들 때였다. “바다 쓰레기”라고만 입력하면 밋밋한 그림이 나오지만, 자기가 전하고 싶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려 내듯 써야 원하는 이미지가 나온다는 것을 아이들은 금세 깨달았다. 깨끗한 해변이 쓰레기로 뒤덮인 해변으로 바뀌는 비포·애프터 이미지를 만들어 낸 아이는 “이게 진짜가 되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정말 배운 것은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법이었다.

전교생 앞에서 프로젝트 결과 발표를 했다. 일곱 명의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미세플라스틱을 파고든 모둠도, 기름 유출과 폐수를 다룬 모둠도 저마다의 언어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힘주어 말했다. 텀블러 쓰기, 일회용품 줄이기처럼 소박한 다짐이었지만,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내린 결론이기에 어떤 구호보다 단단했다.

프로젝트를 마치며 새삼 느낀다.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 메시지를 만드는 것은 결국 아이들의 마음이라는 것을. 바다를 아파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프롬프트 한 줄에도 진심이 담겼고, 그 진심이 보는 이를 움직였다. 대련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이 일곱 명의 아이들이, 훗날 어디에서 살아가든 바다를 지키는 어른으로 자라 주기를 소망한다.

대련한국국제학교 6학년 1반 일곱 명의 바다 지킴이
대련한국국제학교 6학년 1반 일곱 명의 바다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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