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떡메를 치다
한국어 교실에서 만난 한국 문화

떡메치기, 인절미 만들기
“시드니에서 떡메를 본 적 있으세요? 한국에서도 쉽게 해 보기 어려운 경험인데요.”
시드니한국교육원 한국어 강좌의 문화 체험 수업에서 수강생들이 떡메를 들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고 조심스러운 표정이었지만,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떡메를 내려치자 강의실에는 곧 웃음과 환호가 퍼졌다. 다 같이 구호를 외치면서 수강생들의 목소리도 점점 하나로 모였다. 갓 만든 인절미를 나누어 먹으며 “따뜻하다”, “쫀득하다”는 말을 주고받는 사이, 수업은 어느새 교과서 속 문장에서 벗어나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드니한국교육원 한국어 강좌는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무료로 개설한 3개 강좌에 약 133명의 수강생이 참여하였다. 2025년에는 강좌를 전면 유료화하고 운영 체계를 정비하면서 8개 강좌, 총 279명의 수강생이 함께했다. 2026년 현재는 온라인 강좌를 포함하여 11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강좌 수가 늘어난 만큼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목표와 사연도 더 다양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수강생의 필요를 가까이에서 살피는 데서 출발했다. 어떤 수강생은 한국 여행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어떤 수강생은 가족이나 친구와 한국어로 대화하고 싶어 한다. 또 어떤 수강생은 TOPIK 시험이나 한국 유학을 목표로 한다. 시드니한국교육원은 이러한 다양한 학습 목적을 반영하여 기초 학습자를 위한 Pre-TOPlK 강좌를 신설하고, 이후 Pre-TOPlK A, B, C로 단계를 세분화하였다. 말하기 연습을 집중적으로 원하는 학습자를 위해 한국어 말하기 강좌도 개설하였다. 2026년에는 온라인 강좌를 새롭게 개설하여 시드니 외 지역이나 원거리에 거주하는 학습자들도 한국어 강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한복 입기 체험
물론 한국어 강좌의 매력은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강의실 안에서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수강생들은 한복을 입으며 한국의 예절과 몸가짐을 경험하고, 김밥을 직접 말면서 한국의 음식 문화를 접했다. 태극기 모양의 석고 방향제를 만들며 태극기의 의미를 이해하고, 전통놀이를 통해 함께 웃고 어울리는 즐거움도 느꼈다. 떡메를 치며 인절미를 만들 때는 한국어로 숫자를 세고, 서로 차례를 권하며 자연스럽게 표현을 익혔다. 전각 한글 도장 만들기 활동에서는 자신의 이름이나 좋아하는 한글 글자를 새기며 한글의 모양과 의미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서예 활동 역시 수강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수강생들은 벼루에 먹을 직접 갈면서 글을 쓰기 전 마음을 가다듬고, 붓을 잡았다. 이후 족자에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글로 써 내려가며 글자가 마음을 담는 표현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먹을 가는 소리와 붓끝의 움직임, 집중하며 글자를 써 내려가는 수강생들의 사뭇 진지한 표정 속에서 한국어 수업은 한글의 아름다움과 서예의 느린 호흡, 한국 문화의 깊이를 느끼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서예 활동
수강생들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한 수강생은 “수업에서 배운 표현을 실제 활동 중에 사용해 볼 수 있어서 한국어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한국어를 배우러 왔지만,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어가 책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손으로 만들고 몸으로 익히고 사람들과 나누는 언어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원의 운영 체계뿐만 아니라 강사들의 꾸준한 준비와 정성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다. 강사들은 정규 수업을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강생의 수준과 관심사를 살피며 수업 자료를 보완하고, 질문에 답하고, 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저녁 시간에 진행되는 강좌의 특성상 수강생들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수업에 참여하지만, 강사들 역시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마음을 들이고 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강사들의 역할은 계속된다. 강사들은 매 차시 학습 자료를 정리해 제공하고, 개인 질문과 상담을 통해 학습 피드백을 이어 간다. 또한, 온라인 복습 도구를 활용해 수강생들이 수업 밖에서도 한국어를 꾸준히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준비가 한국어 강좌를 지탱하는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
한 강사는 “수강생마다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과 속도가 달라 수업을 준비할 때 늘 고민이 많다”라며 “같은 문법을 가르치더라도 시험을 준비하는 학습자, 말하기 자신감을 키우고 싶은 학습자, 한국 여행이나 가족과의 소통을 목표로 하는 학습자가 모두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예문과 활동을 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강사는 “수업 후 질문을 이어 가거나 복습 자료를 다시 확인하는 수강생들을 보면 한국어 학습이 교실 밖에서도 계속되고 있음을 느낀다”라며 “그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꾸준한 참여를 격려하기 위한 장학금 제도도 마련하였다. 4개 텀을 이수한 수강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여 한국어 학습을 계속 이어 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시드니한국교육원 한국어 강좌는 규모와 내용 면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2024년 3개였던 강좌는 2025년 8개 강좌로 늘었고, 2026년에는 온라인 강좌를 포함해 11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유료화 이후에도 수강생이 크게 늘어난 것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드니한국교육원의 한국어 교실은 오늘도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는 자리이고, 누군가에게는 TOPIK을 준비하는 도전의 공간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의 장이다. 떡메를 치고, 김밥을 말고, 한글 도장을 새기고, 붓으로 마음을 적어 내려가는 시간은 수강생들에게 단순한 언어 수업이 아니라, 한국의 정서와 문화의 결을 몸으로 경험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하나의 문화 체험 수업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기획과 자료 조사, 물품 선정과 주문, 수업 흐름 구상, 실제 수업에 맞춘 조정의 과정이 필요했다. 떡메치기, 수제 도장 만들기, 서예 활동처럼 현지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활동을 시드니의 한국어 교실 안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준비와 고민이 뒤따랐다. 강좌 유료화와 확대 개설, 장학금 제도 운영 역시 여러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점차 자리를 잡아 왔다. 한국어 강좌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현장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필요한 순간마다 방향을 제시하며 힘을 실어 주신 교육원장님의 지원과 신뢰가 있었다.
앞으로도 시드니한국교육원은 학습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국어 강좌를 더욱 알차게 꾸려나갈 계획이다. 시드니의 한국어 교실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배움의 순간들이 한국과 호주를 잇는 따뜻한 만남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