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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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원 교원 이야기

국제교류 활동으로 수업을 알차게 해보자

김경민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교사
(국립국제교육원 파견교사)

말레이시아에서 유명한 음식이 뭐예요? 한국 음식 중에서 뭐 좋아해요?

대답도 기다리기 전에 ‘까르르’ 웃음이 먼저 터진다. 비행기로 6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한국 친구를 온라인으로 실시간으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게다가 ‘잘생긴(?) 또래 남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교류 활동 시간에 자기소개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묻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 대답을 기다리는 그 짧은 몇 초간의 정적이 참을 수 없이 부끄러워 웃음이 터지고 만다.

외국어를 처음 배울 때는 자신감이 충만하고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한두 해가 지나면 처음의 흥분된 마음과 동기가 희석되고 만다. 배운 것을 말해보고 싶을 때 필요한 것은 바로 또래와의 언어교환 활동이다. 하지만 서로의 문화와 상황이 다르고 각자의 학사일정이 달라서 끝까지 마무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3년 동안 한국의 5개 학교와 교류할 때 겪은 시행착오도 많았다. 마음먹고 한 해의 교류 활동을 시작하려고 한다면 다음의 내용을 참고하면 시행착오를 줄여 더 알차게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작 전 준비를 잘하는 것으로 한 해의 활동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① 과거 교류 활동에 대한 정보가 있는지, 교류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담당 교사의 전출 등으로 관계가 끊긴 학교가 있으면 다시 활동할 수 있는지 확인부터 하자. 이전에 관계가 있던 학교와 계속 교류하는 것이 좋지만 활동이 어렵다면 연락 가능한 학교를 알아봐야 한다.

② 각 지역의 교육원에서 공유해 주는 언어교환 프로그램, 국제공동수업 프로그램 등의 안내를 살펴보거나 개별 학교로 이메일 연락이 오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교류를 맺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③ 언어 담당 부장, 교감, 교장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담당자에게 좋아 보이는 활동이라도 학교의 활동이나 학교장의 의지와 맞아야 시간표 변경, 컴퓨터실 사용 등의 협조라도 받을 수 있다. 사전에 교감, 교장과 협의하고 기안 결재 등의 학교의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좋다.

④ 상대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상대국의 언어를 주로 사용하여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할 것인지 등 ‘교류 활동의 목적’을 분명하게 하고 시작하자. 중간에 서로의 활동 목적이 다르면 활동 내용, 주제에 대한 의견 협의가 되지 않아 활동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으로 첫인사와 마지막 인사

교류 활동 중에는 활동과 목적, 일정 등을 수정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① 교사 간 소통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 처음 교류 활동을 시작하면 준비를 많이 해도 상대국의 상황과 학생들의 능력 등의 이유로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다. 두 학교 중 교류 경험이 있는 학교가 이끌어 주면서 진행하면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서로의 문화와 학습환경 파악, 상대 학교의 방학, 휴일, 행사 등의 정보를 수시로 공유한다.

② 온라인 도구 한 가지를 선택해서 사용한다. 줌(ZOOM), MS, 구글 미트 등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학생의 채팅 그룹은 어떤 것을 사용할지(예: 카톡, 텔레그램, 왓츠앱 등)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참가 학생에게 상대 문화에서 주의할 점(예: 종교, 특정 음식 등)과 온라인에서 문제 발생 시 대처 방법 등을 알려준 후 학생들의 인스타그램 등을 교환하여 이야기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믿고 맡겨도 된다. 하지만 걱정된다면 학생의 단톡방에 교사도 같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예방할 수 있고, 교사의 심리적 불안감을 줄일 수도 있다.

편지와 기념품 교환

③ 학생들의 흥미를 유지할 방법을 꾸준히 간구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만나기 시작했지만,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호기심이 급격히 떨어지기 쉽다. 공통 관심사를 제공하거나 교사의 격려, 확인, 지원이 필요하다. 매해 다른 아이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학교 행사 등 현재 일어난 일들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공유해 보도록 권해본다.

④ 편지와 선물 교환은 모든 나라가 한국과 같이 수월하고 신속하게 배달해 준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선물이 밀매품,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관세가 부과되는 때도 있으니, 상대국의 물품 금지품목, 관세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좋은 마음으로 보냈다가 서로의 마음이 상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사전 정보교환이 필수적이다.

인천공항 도착

수업 같이하기

점심시간

경복궁 방문

한 해의 교류 활동이 끝나갈 때 끝맺음을 잘하는 것도 시작만큼 중요하다.

① 마무리 인사는 꼭 할 필요가 있다. 해가 바뀌면 다시 만나지 못하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활동이 미완성된 느낌이 든다. 온라인으로 짧게라도 마무리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② 참여했던 학생들과 생각 나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다음에 다시 교류 활동을 하게 된다면 어떤 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눔의 시간을 갖고 종료하자.

국제교류 활동은 단순히 문화 교환, 언어 연습, 상대국 방문 목적을 넘어 미래에 어느 곳에서 어떻게 만날 인연을 맺는 과정이기도 하다. 상대의 언어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활동이 10대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다. 조금만 더 세심하게 신경 쓰고 준비한다면 ‘교류 활동’ 하나만으로도 그해의 수업은 알찼다고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