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래 무석한국학교 교사
저는 평소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아 유네스코 CCAP, APCEIU, UNESCO 교사 활동에 참여하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국내외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계기로 여러 나라를 방문했으며, 현재도 국제교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현지 연수, 교환 교사 활동, 그리고 해외 파견 생활을 통해 현지 학생들에게 영어와 한국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열정으로 지금도 한국적인 것을 꾸준히 배우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큰딸의 국제결혼으로 중국인 사위를 얻으며 중국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후 약 2년 동안(2021.8~2023.12.) 중국 르자오 경제개발구 중학교와 국제교육 교류 활동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함께 중국을 오가며 교류의 폭을 넓혔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일도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이미 예정된 듯한 제 인생의 흐름 속에서, 2024년 중국 우시(무석)에 위치한 무석한국학교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약 3주간의 노력 끝에 중국 비자를 발급받고, 여행이 아닌 본격적인 중국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상하이, 상하이에서 우시에 도착했으며, 난징에 사는 사위와 딸의 도움으로 집을 구하고 생필품을 구매하며 이 지역에 적응해 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닫고, 중국어 학습의 필요성을 느껴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무석한국학교는 우시, 쑤저우,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 교포, 주재원 가정,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중등 영어를 가르치며 드론, 국제환경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중국에서의 첫 근무를 경험하며 새로운 교육 환경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매우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대기업인 하이닉스, 그리고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들, 한인 가게들이 많아 지역 주민들이 한국인에게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더불어 무석한국학교 학생들은 매우 예의 바르고 착하며, 다양한 학교 활동과 방과 후 프로그램 덕분에 학업 스트레스가 한국보다 적은 것 같습니다. 또한, 교사들에게 더 많은 교육 재량권이 주어져 실험, 실습, 토론 수업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영어 수업과는 다르게 다양한 영어 교재를 활용해 중고등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초등 3명, 중등 2명의 원어민 교사와 함께, 총 8명의 한국인 영어 교사가 팀을 이루어 협력하고 있습니다. 수업 나눔을 통해 교사는 가르치면서 배우게 된다는 점을 더욱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 수업 방식은 학생들이 다양한 도구(PPT, Canva, Youtube, 개인 동영상, 음악, 미술 작품 등)를 활용해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이를 발표, 질문, 토의로 이어가는 형태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발표를 통해 왜 이 주제가 중요한지, 우리와 외부 세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깊이 있는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업 후에는 읽기 동영상 제작, Canva를 활용한 브로슈어 만들기, 발표 자료 공유 등 IT 활용 과제를 부여해 학생들이 미래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최종 과제를 복도 게시판에 전시해 다른 학년 학생들과도 학습 결과를 공유하며 자부심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에서는 환경 관련 국제교류 활동과 드론 반을 운영하며 학생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형성된 사제 간의 라포는 저에게도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우시의 여름은 덥지만, 여름방학, 겨울방학, 국경절 연휴 등 긴 휴가가 많아 중국 곳곳을 탐험할 여유가 있어 매우 좋습니다. 비록 언어 장벽이 존재하지만, 생활하면서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면 단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고국을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 라는 말을 이곳에서 더욱 실감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사물을, 사회 이슈를, 국제 정세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며 하루하루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3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교문을 들어서는 우리 무석 학생들을 보며 스스럼없이 다문화 교육을 받아들여 가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이는 굳이 별도의 다문화 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환경입니다.
미래에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을 할 글로벌 리더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깊이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 경험을 토대로 더욱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