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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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원 이야기

상담교사와 함께하는 마음 수업

이진희 하노이한국국제학교 전문상담교사

2024년 3월, 하노이한국국제학교에 초등 상담실이 문을 열었다. 그동안 중등 소속 전문상담교사가 초중고 모든 학생을 담당했는데, 드디어 초등학생들을 위한 상담실이 생긴 것이다. 그 시작을 맡게 된 나는 어떻게 상담의 뿌리를 내리고 초등 상담실을 알릴지 고민해야 했다. 상담이라 하면 상담실이라는 공간에서 공감과 수용을 바탕으로 경청하는 모습이 먼저 상상되겠지만, 내 경험상 초등학생들에게는 교육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생소한 아이들에게 ‘오늘 너의 감정은 어떠니?’라는 접근보다 감정이 무엇인지, 어떤 감정들이 있는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마음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상담교사로서 내가 하는 교육을 ‘마음 수업’이라 표현한다.

◎ 1학기 마음 수업 : 상담 이해 교육 ‘위(Wee)클래스에 대해 알아봐요!’

1학기 마음 수업은 전체 학년에 대해 반별 상담 이해 교육을 진행하였다. 상담과 상담실에 대해 잘 알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상담이란 무엇인지, 상담 선생님은 누구인지, 왜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 어떤 상담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신청하는지, 비밀보장은 되는지 등을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O/X퀴즈로 재밌게 교육하였다. 같은 초등학생이지만 수준 차이가 있기에 PPT 자료는 저학년용과 고학년용으로 구분하여 제작하였다. 특히 저학년용 자료는 교육 내용의 양과 수준을 조절하고 되도록 쉽게 표현하여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음 수업의 첫걸음을 내디디며 나는 학생들에게 내 마음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걸 말하고 싶은지 잘 듣고 필요할 때 언제든 상담실에 오도록 했다. 상담 이해 교육 후 많은 학생이 상담실에 방문했고 지금은 초등학생들의 마음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2학기 마음 수업 : 마음체인저 ‘건강한 마음, 소중한 우리’

2학기 마음 수업은 3~6학년 대상으로 마음체인저 교육을 진행하였다. ‘마음체인저’는 내가 마음의 주인이 되어 내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개발한 아동·청소년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이다. ‘마음체인저’는 마음 건강 교육으로 다양한 마음 건강 상태 알기, 스트레스 면역력 높이기, 대인관계 필요성을 알고 좋은 친구 되기, 마음 건강에 어려움이 있으면 도움 요청하기 등을 다뤘다.

전문강사 자격을 갖추고 열심히 교육했으나 재외한국학교라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줄 수 없음은 다소 아쉬웠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마음 건강과 마음 성장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뜻깊은 시간이었다. 6학년 한 학생은 “마음 수업을 통해 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몸이 아픈 것처럼 마음도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요. 그럴 때 속마음을 꺼내 놓을 수 있는 상담실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하노이한국국제학교 초등학생들이 나와 함께하는 마음 수업을 통해 마음에 대해 알고 마음을 채우며 활짝 웃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