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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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원 이야기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 다문화 이해와 나눔의 이야기

심준보 필리핀한국국제학교 교사

저는 필리핀한국국제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 교육부 재외교육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제2회 재외한국학교 세계문화 다양성 콘텐츠 공모전' 공문을 받고, 우리 반의 권솔희와 장아인 두 학생이 떠올랐습니다. 그림과 만화를 유독 좋아하는 이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 학생을 불러 공모전에 관해 이야기했더니, 두 아이 모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공모전 준비는 점심시간마다 진행되었습니다. 작품 주제를 정하기 위해 필리핀의 다양한 문화를 살펴보았고,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며 아이디어를 교환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솔희가 직접 겪은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정했습니다. 솔희는 필리핀으로 전학 오면서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9월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축제와 다채로운 장식들을 보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인이 또한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에게서 들은 필리핀만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 했고, 이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이 작품은 두 학생이 힘을 합쳐 웹툰 형식으로 구성한 내용입니다. 솔희가 필리핀에서 경험한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아인이가 전해 들은 전통들이 어우러져, 마치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짧은 모험담처럼 흥미롭게 펼쳐졌습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대사와 장면을 구상하며, 점심시간이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완성된 작품은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한국 학생의 시선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두 학생은 이미지 작품 부문에서 대상을 받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수상 후, 두 아이는 상금 일부를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하자는 뜻깊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솔희는 "이렇게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줄 몰랐어요. 또 우리 작품으로 어려운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뻐요."라고 말했고, 아인이는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마음이 작품으로도 전해진 것 같아요. 필리핀에서 경험한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더 많은 친구와 나누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솔희와 아인이가 앞으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여러 문화를 존중하며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보여준 선한 영향력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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