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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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원 이야기

한국의 숨결을 담은 전통놀이 : 필리핀에서 피어난 문화다양성 교육

김수정 필리핀한국국제학교 교사

전통놀이 한마당, 한국 문화의 매력을 경험하다

필리핀한국국제학교에서 가을을 맞아 “얼쑤!” 전통놀이 한마당이 열렸다. 전통놀이 한마당 기획을 담당하며, 단순히 일회성의 보여주기식 교육 행사가 되지 않도록,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교사로서 가장 큰 고민은 이 행사가 "한 번 보고 끝나는"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자발적인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낯선 한-필 가정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현재 학급에 있는 다양한 외국 국적의 학생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방법을 찾는 일이기도 했다. 이 고민을 바탕으로 올해 전통놀이 한마당은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그 안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얼쑤! 전통놀이 한마당” 및 “세계여행 놀이”
문화다양성 교육의 비전과 목표

1. 인지 영역

- 긍정적 자아정체성을 가지고 나를 이루는 문화적 속성 이해하기
- 문화 간 유사성과 차이점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 자신과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기

2. 사회정서 영역

- 나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을 이해하기
- 문화적 차이로 인한 편견을 갖지 않기
- 나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자세 기르기

3. 실천 영역

- 일상적인 실천 및 행동, 언어, 의사소통 영역에서의 반 편견 의식을 실천으로 옮기기
- 다양한 구성원들의 건강한 공존에 필요한 소통능력 기르기
- 문화적 차이로 인한 충돌이 일어났을 경우 존중을 통해 해결하기

4. 문화창조와 표현 영역

-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특성에 자신감을 가지기
- 긍정적인 정체성을 드러냄으로써 창의적 생산활동에 기여하기
- 다양한 문화표현이 만개하는 창작물을 공유하고 존중하기

참고문헌: 문화다양성 교육 커리큘럼 개발을 위한 지침서(한국문화예술위원회,2015)

낯선 세계를 넘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한국에서 최근에 입국한 몇몇 어린이들을 제외하면, 이곳의 어린이들에겐 처음 접하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사뭇 낯선 세계로 느껴질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따라서 유아들이 흥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 한국의 전통 의식주와 놀이가 삶 속에서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조선 최고의 카페”, 전통놀이를 몸소 익히는 시간, 흥겨운 우리 가락 배우기 등을 통해, 아이들은 문화적 차이를 넘어 한국 문화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각 활동을 통해 협동과 배려, 한국인의 정, 지혜로운 삶의 방식까지 자연스럽게 배워갔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서, 우리 어린이들의 자아 형성과 정체성의 형성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연계된 창의적 문화 체험 놀이 : “한복 디자이너”, “살아 움직이는 지도” 등

또한, 문화 체험이 일시적인 관광식 교육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리핀에 거주 중인 아이들의 삶과 연계되도록 놀이를 설계하였다. 예를 들어, 교육 행사 후 교실 속에서 진행된 “살아 움직이는 지도” 놀이는 단순히 한국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세계 속에 위치한 한국,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필리핀과 연계하여 세계 속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알아갈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한국의 전통가옥이나 의복에 관해 탐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창의적인 한복을 디자인하는 놀이는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실생활과 연결 지을 수 있는 경험을 주었다. 아이들은 한복의 색깔과 무늬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이 한국 사람들의 전통과 가치관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배우며, 자신만의 한복을 창의성을 발휘하여 디자인했다.

한국 문화와 글로벌 가치의 연결, 다양성을 배우다

이번 행사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교사로서 가장 큰 기쁨은 이 교육이 일시적인 흥미를 넘어서,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인 한국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지속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이번 교육경험은 이후 영어행사로 진행된 “세계여행 놀이”에서 세계 여러 나라를 탐방하고, 다른 문화와 비교하며 한국 문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아이들이 배움을 얻어갈 수 있는 “세계 여러 나라” 교육주제를 전개하며, CO-TEACHING을 하는 부담임 현지 영어 선생님과 함께 고민하고 많은 의사소통을 나누었다. 세계 속 한국을 인식할 수 있는 ‘정체성 획득’을 기반으로 한 문화다양성 교육은 한국 문화와 세계문화의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며,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다질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다.

“얼쑤!” 라는 외침 속에서 발견한 문화다양성 교육의 방향

필리핀한국국제학교 병설유치원 어린이들에게 문화다양성 교육은 연중 지속해서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진다. 유아기 주요 발달과업 중 하나가 바로 사회문화적 정체성 형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아들이 긍정적인 자아정체성을 바탕으로 문화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재외한국학교의 환경 특성상, 유아들에게 적합한 한국 문화 교육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지속적인 고민과 연구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적 경험들이 앞으로 누적되어, 필리핀에서 사는 대한민국 세계시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를 소망한다.

“얼쑤!” 라는 외침 속에, 긍정적인 한국의 정체성이 우리 필리핀한국국제학교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창이 되고, 자부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