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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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원 이야기

AI(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질문과 대화 수업

박성섭 하노이한국국제학교 교사

10년 전까지만 해도 AI(인공지능)라는 단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교육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다음 세대는 AI를 모르고서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그 시대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는 답이 있는 것을 찾도록 하는 교육을 했다면 AI 시대에는 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 도전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를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해야 하는 자로 보는 관점을 넘어서 지식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 방법이 나와야 합니다. 학생들이 대화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고 질문을 통해 지식을 생산하는 방법을 익히는 저의 질문과 대화 수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일주일 4시간인 과학 수업 중 1시간은 질문과 대화 수업을 합니다. 교재는 최재천 교수가 쓴 ‘인간과 동물’이라는 과학 교양서적으로 택하였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동물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인간이 생명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단계는 학생들이 그날 정해진 분량인 5~6 페이지 정도의 내용을 읽는 것입니다. 각자 읽는 것이 아니라 한 문장씩 돌아가면서 책을 읽습니다. 함께 읽기 때문에 혼자 읽는 것보다 책 읽는 것에 집중을 잘할 수 있습니다. 2단계는 활동지에 질문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2가지 질문을 작성하게 되는데 읽은 내용을 참고로 하여 자신만의 질문을 작성합니다. 방금 읽은 책의 내용을 물어보는 것과 같이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 아니라 모둠원들에게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책 내용은 동물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질문은 내 주변이나 인간에 대한 것으로 작성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한 학생은 개미의 사회성에 관한 글을 읽은 후 ‘개미가 높은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고등 생물로 도약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동물들의 의사소통에 관한 글을 읽은 후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언어라는 수단이 사라진다면 인간 사회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와 같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질문을 작성하면서 자기 생각도 함께 작성합니다.

일주일 4시간인 과학 수업 중 1시간은 질문과 대화 수업을 합니다. 교재는 최재천 교수가 쓴 ‘인간과 동물’이라는 과학 교양서적으로 택하였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동물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인간이 생명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단계에서는 작성한 질문을 통해 대화하게 됩니다. 질문과 자기 생각을 먼저 말하고 친구들의 생각을 물어보게 됩니다. 친구들의 생각을 듣고 활동지에 내용을 요약하여 작성합니다. 일부 학생들이 단답형의 답변을 하게 되는 이 경우에는 ‘왜’라는 질문을 다시 하도록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자기 생각과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며 생각의 폭을 넓혀나갑니다. 7학년 고00 학생은 수업 소감에서 ‘책 내용 자체도 매우 흥미로워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즐거울 뿐만 아니라 나의 질문에 친구들이 다양한 의견을 말해주는 것이 재미있어서 수업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라고 답하였습니다. 학생들이 그동안 듣고 기억하는 데에 익숙했다면 지금부터는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에 익숙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는 수업 시간 질문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업을 잘 이해한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궁금한 게 더 많습니다. 교사 중심의 수업에서 학생의 질문은 오히려 교사의 정해진 수업 진행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편하게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AI로 인해 교사라는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교사의 역할이 지식 전달이라면 교사의 역할은 점점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가 지식을 잘 전달하는 사람에서 학생들이 지식을 생산하도록 안내하는 존재로 바뀌어 갈 때 교사라는 직업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질문과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을 시작하도록 돕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