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젯다한국학교 교사
‘세계 기록 유산’에 대해 아시나요?
인류는 역사의 기록을 통해 과거를 알아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중요한 역사 속 순간들을 담은 기록물이 전쟁이나 자연재해, 약탈, 파괴 등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1995년 유네스코(UNESCO)에서 세계 기록 유산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약 500건의 세계 기록 유산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고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18건의 세계 기록 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학년 및 학급별로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 책을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세계 기록 유산이 무엇인지, 또 우리나라의 세계 기록 유산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한글날 계기 교육으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국을 만든 이유와 만들어진 원리, 구성과 사용법에 대한 해설을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이 있고 이 책이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은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는 학생들이 많았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4·19 혁명’은 거의 모든 학생이 처음 들어보았다고 하여 학년별 수준에 맞도록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던 한 학생은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부분을 읽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시청 후 그 학생은 사랑하는 가족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너무 잘 느껴져서 저절로 눈물이 나왔다고 하며 남은 이산가족들도 모두 가족들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독후활동으로는 책에 나왔던 우리나라의 세계 기록 유산에 대해 얼마나 기억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활동지와 문답 활동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학부모 공개 수업일에 맞추어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 ZOOM 화상 연결을 통해 우리나라 및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세계 기록 문화유산들을 다양한 자료로 살펴본 뒤 ‘나만의 기록 만들기 체험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과 부모님이 나라기록관 직원의 설명에 따라 함께 보존 상자를 만들고 나서 학생들은 생각해 두었던 ‘나의 꿈(장래희망, 버킷리스트 등)’을 한지에 붓펜으로 표현하고, 부모님들도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응원의 글을 적어 보존 상자에 넣고 라벨지에 붙여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수업 후 저학년 학생들은 어려운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재밌었고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이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고, 고학년 학생들은 이번 활동으로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부모님께서 써 주신 편지 내용이 감동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18건의 세계 기록 유산 외에도 《삼국유사》 및 6건의 기록 유산 목록이 더 있는 만큼 ‘기록의 나라’라고 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수업으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후손인 우리 학생들도 기록이 지니는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고, 기록물을 소중하게 보존하며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