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프랑스 파리 근교에 위치한 레부뤼에르중학교 한국의 날 행사 참관을 마치고 학교를 나서는 길, 순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레부뤼에르중학교는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이중언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한국어 국제섹션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열정으로 진행된 행사는 김밥 시식, 한복 체험, 한국 역사 퀴즈, 연등 만들기, 딱지치기, 서예 교실,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등으로 한국인의 밥상처럼 맛볼 거리가 많은 행사였습니다. 한국어 수업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를 방문해보면, 한국의 날 행사는 전교생이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열린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매우 교육적인 시간이라고 모두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는 다양성과 타인 존중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프랑스 공교육 철학과도 방향을 같이하고 있기도 합니다.
레부뤼에르중학교
행사가 지역 내 한국에 대한 관심도를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프랑스한국교육원이 주최한 “2022년 한국어 경연대회”는 프랑스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한국’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2일간 열린 토론대회, 낭독대회, 노래부르기 대회에서 100여 명의 초·중·고·대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을 뽐냈습니다. 경연대회의 특성상 순위에 따라 울고 웃는 친구들을 보며 미안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처럼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반가움과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대상 토론대회에서는 한국이 갖고 있는 가치와 문제점, 프랑스, 더 나아가 유럽과 대조되는 한국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돋보였습니다. 김춘수, 윤동주, 이육사, 정호승의 작품 등이 낭독된 후 전 학년이 참가한 노래부르기 대회는 ‘모두 다 꽃이야’부터 블랙핑크의 ‘뚜두뚜두’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들로 꾸며졌습니다.
‘문어의 꿈’을 부른 친구들이 지름이 4cm 정도 되는 문어 캐릭터를 수십 장 인쇄해서 춤을 추며 뿌렸는데요. 지금은 퇴사한 동료가 붙여놓은 문어 사진입니다. 몇 분 되지 않는 발표를 위해 멀리서 달려와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준 학생들에게 “고맙습니다!”
김혜리 주프랑스한국교육원 행정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