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코로나가 잠시 소강인 중국 상하이한국학교. 학생들이 오랜 코로나 상황으로 자택에서 온라인수업을 듣다가 학교로 등교하여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는 시점. 무선조정비행기에 관심이 있는 학생 또는 비행기와 진로가 연관된 학생을 끌어들이고, 비행기를 만들어보고 날리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목표로, 방과후 무선조정 비행기반을 개설하였습니다.
첫째 날 7명의 아이들에게 비행기의 양력에 대해 설명을 했을 때, 너무나도 초롱초롱한 모습으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양력을 주제로 종이와 선풍기를 이용한 실험에서 학생들은 큰 호기심을 보였으며, 양력에 대하여 정확히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수업이 굉장히 열정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이 들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비행기 부품을 하나하나씩 점검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무선조정 비행기에 적지 않은 부품이 들어감에 놀랐습니다. 학생들이 부품 하나하나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도 부품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비닐에 소중히 보관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습니다.
셋째 날, 송신기와 수신기의 기본원리 및 송신기와 수신기의 페어링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은 직접 전원을 연결하여 송신기와 수신기를 작동하여 보았습니다. 수신기에 스텝모터를 연결하여 송신기의 조작으로 스텝모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다들 큰소리로 유레카를 외쳤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비행기 본체를 조립하였습니다. 앞날개, 뒷날개에 스텝모터를 달고 스텝모터를 송신기에 연결하고 주 모터를 비행기의 맨 앞에 달아, 총 15시간의 수업을 거쳐 무선조정 비행기를 완성하였습니다. 그 후 송신기와 수신기에 연결된 모터와 스텝모터가 본인이 원하는 속도와 각도대로 움직이는 것을 최종점검하고, 실전에서 직접 비행기를 날려보기 전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2시간에 걸쳐 충분히 연습하였습니다.
대망의 마지막 수업 시간. 비행 조정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충분히 연습한 7명의 학생들과, 마지막으로 실내에서 기체를 점검하고 이상 유무를 검토한 후 운동장에 나갔습니다. 바람이 살짝 불고 있었습니다. 맞바람을 통해 양력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한 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기체를 두고, 긴장된 표정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비행기를 날려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서툴러 비행기를 이륙시키는 데 실패한 친구들도 있었지만, 1~2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학생들은 본인이 직접 만든 비행기를 제대로 날리면서 조종하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의 조종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학생들은 더 넓은 장소에서 비행기를 날려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밖 코스트코(COSTCO) 옆 개활지에서 비행기를 날려보고자 학생들과 같이 이동하여 넓은 공간에서 비행기를 날려보았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학생들의 얼굴에 띤 기쁨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학생 스스로 20시간 동안 열심히 만든 기체가 하늘을 날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표정, 학생들이 보여준 기쁨과 환희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무선조정 비행기를 만들어보고 날려보는 시간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인 저에게도 교과외적인 수업을 할 수 있음에 매우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드론 만들기 수업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업을 구상하여 봅니다.
개활지에서 비행기 날리기 전 단체사진
개활지에서 무선 조종되고 있는 비행기 모습
박성훈 상해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