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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만나는 K-문화

지난 12월 16일, 학교 기말고사가 끝나 오랜만에 친구와 방콕의 시내, 아속(Asok)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늘 보던 풍경이지만 부쩍 늘어난 한글과 한국에서 온 것들이 눈에 띄어, 이번 기사의 주제는 ‘방콕에서 만나는 K-문화’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기사에 쓰인 모든 사진은 한국도 아니고 한인타운도 아닌, 제가 직접 찍은 방콕의 거리 풍경입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태국어가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음식점 간판에 한국어가 아주 크게 적혀 있곤 합니다. 게다가 가게 안은 태국인 손님들로 북적이기까지 합니다. 위의 두 가게 외에도 한국에서 한참 유행했던 십원빵을 파는 빵집, ‘오빠 핫도그’라는 상표를 달고 한국식 핫도그를 파는 가게, ‘맛있다’는 글자를 디자인처럼 사용하는 음식점 간판 등 거리 곳곳에서 한국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인 6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풍경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한국의 흔적은 음식뿐만 아니라 놀 거리에서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친구들과 놀 때 꼭 거쳐야 할 코스로 자리 잡은 ‘인생네컷’은 방콕에도 ‘방콕네컷’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방콕네컷’은 시내인 아속(Asok)의 지하철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가게가 처음 생겼을 당시에는 유행이 끝나면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가게가 생긴 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사진 기계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많은 손님이 ‘방콕네컷’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별다른 설명 없이 ‘방콕네컷’이라는 한글 간판만을 가진 이 가게의 손님 대부분이 태국인이라는 것입니다. 가게가 너무 잘 되자 최근에는 ‘하루필름’이라는 비슷한 가게도 같은 위치에 생겼습니다. ‘하루필름’에서도 태국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며 한국 음식점과 한국의 놀 거리, 그리고 ‘밸리곰’이나 ‘BT21’과 같이 한국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들은 물론 K-POP 아이돌의 팝업스토어를 여럿 발견했습니다.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겠다고 큰 노력을 들인 것도 아니고, 일부러 찾아다닌 것도 아닌데, 움직이는 걸음마다 익숙한 것들이 함께했습니다. 한국의 문화가 세계화에 부쩍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문화를 발전시켜, 방콕의 거리를 걸으면서도 한국인으로서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예린 재외한국학교 글로내컬 학생 리포터 2기(방콕한국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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