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한국학교에는 전통적인 역사를 자랑하는 행사가 하나 있다. 바로 1, 2, 3학기가 끝날 무렵마다 진행되는 구기대회이다. 동경한국학교의 구기대회는 1학기에는 농구, 2학기에는 배구, 3학기에는 축구로 열리며, 동경한국학교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동경한국학교 구기대회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다 같이 시합을 즐기고, 중학교도 1, 2, 3학년이 다 같이 시합을 즐긴다는 것이다. 단지 고학년은 고학년끼리 저학년은 저학년끼리 시합하는 것이 아니라, 고학년이 저학년과 시합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런 구조를 통해 학생들은 이른바 “언더독의 반란", 즉 저학년이 고학년을 이기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소속된 학년과 반 친구들을 더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동경한국학교 구기대회는 그저 학생들끼리, 체계 없이 시합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회의 주최 아래, 각 반 대표선수가 토너먼트에서 처음 대결할 상대를 추첨을 통해 공평하게 정한다. 또한, 학생회에서는 좁은 강당에서도 모든 학생이 안전하게 시합을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수칙을 만들고, 학생들이 질서 있게 구경할 수 있도록 한 달여 간 철저히 준비한다. 그리고 시합 진행 과정에서 불공정한 판정이 나오지 않도록 심판을 배구부 학생들로 구성한다. 구기대회는 많은 학생들이 기대하는 행사이다. 구기대회가 열리기 전에는 항상 시험이 있다.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데, 시험 기간이 끝나면 구기대회를 통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8일에 열린 동경한국학교 구기대회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시작으로 개막하였다. 비록 일본에 있는 한국학교이지만, 언제나 학생들의 마음은 한국에 있기에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을 통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임을 밝히고, 페어플레이와 안전한 경기 관람을 약속한 후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 초반 학생들은 선후배 관계에 상관없이 모두 경기장 안의 선수 한 명 한 명으로서 치열하게 예선전을 치렀다. 예선에서 탈락한 학생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 차 있었지만, 패자부활전이 남았기에 더 열심히 하자는 활기찬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치열하게 준결승 경기를 치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2반과 3반 학생들의 모습
예선을 치르고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각자 반 친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으며 준결승에 진출한다. 준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맴돈다. 마치 올림픽 경기처럼 모두가 응원석 및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청춘을 보여주었다. 준결승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 팀 3팀과 1학년 1팀이 남게 되었고, 결승에는 고등학교 2학년 1반과 3반이 진출하여 선배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패배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친구들과 “우린 내년에 우승하면 되잖아”라고 하며 서로 위로를 건넸다. 결승전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둘러싸고 응원하였고, 선수들은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마침내 고등학교 2학년 1반 친구들이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가 끝나고 우승한 팀인 2학년 1반의 조OO 학생에게 우승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조OO 학생은 “먼저, 우승할 줄 몰랐는데 우승하여 매우 기뻤다. 친구들과 이렇게 고등학교의 추억을 그릴 수 있어서 정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후배들이 계속해서 구기대회를 통해 추억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족스러운 경기 소감을 남겼다. 학생들은 마무리 청소까지 모두 함께 하며 대회를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마무리하였다. 학생들은 모두 각자의 팀을 응원하고 위로하며 시험으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학기를 끝낼 수 있었다. 동경한국학교 학생들 모두 구기대회에서 각자의 추억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구강현 재외한국학교 글로내컬 학생 리포터 2기(동경한국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