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은 577돌 한글날이었다. 외국에 살다보니 우리의 고유 문자인 ‘한글’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요즘 한국에 있는 학교에서도 한글날 기념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반면
재외한국학교에서는 대부분 한국인 정체성 교육의 일환으로 한글날 행사를 진행한다. 한글날 행사를 기획할 때마다 고민이 생긴다. 행사의 취지에서 벗어나 행사를 위한 행사,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 행사가 되지 않을까?
누구나 생각하는, 늘 뻔한 형식의 행사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가?
지난 10월 우리 학교에서도 한글날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칭다오청운한국학교 한글날 한마당 주제는 ‘현재 진행형 한글!’이었다. 세부 프로그램을 정하기에 앞서 몇 가지 원칙 또는 기준을 정하였다. 첫째, 중국에
사는 학생들에게 한국어 및 한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둘째, 학생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한다. 셋째,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순위를 정하는 대회 형식이 아니라
활동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한다. 넷째,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분야를 제공한다. 다섯째, 행사 내 활동은 학생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섯째, 활동은 모두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은 6가지의 기준을 정한 다음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① PPT 발표(한글의 독창성, 한글 관련 인물, 영화, 책 소개), ② 한글 광고(라디오), ③ 우리 글 암송, ④ 우리 글 필사, ⑤ 한글 상품 제작 등 5개 분야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각각 원하는 분야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학급별로 한 글자씩 몸으로 표현하여 전체 문장을 완성하는 ‘몸으로 표현하는 한글’ 프로그램도 진행하였다. 작품 기획에서부터 제작까지 2주 정도의 기간을 주었다.
학생들이 개인 또는 모둠별로 완성한 작품 중 창의성과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한글날 한마당 ‘현재 진행형 한글!’ 발표회에서 직접 학생들이 발표할 수 있게 하였다. 발표회는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한글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글자인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현지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중국 학생을 초청하여 ‘훈민정음으로 배우는 한글’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게 했다. 중국 학생들의 발표를 듣고 우리 학생들은 ‘한글’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연번 | 분야 | 세부 내용 |
---|---|---|
* | 사전 영상 | 한글을 언제 배웠지? |
1 | 작품 모음 영상 | 학생들 전체 작품 영상 |
2 | 우리 글 암송 | ‘훈민정음’(언해본) |
3 | 우리 글 필사 | ‘홍길동전’, ‘훈민정음’(언해본) |
4 | 한글 광고 | 한글 라디오 광고 |
5 | 발표 |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중국어, 영어) |
6 | 우리글 암송 | ‘허생전’ 일부 |
7 | 발표 | ‘말모이’ 영화 리뷰 |
8 | 한글 상품 제작 | 한글 티셔츠, 위챗 이모티콘 |
9 | (중국 학생 초청) 발표 | ‘훈민정음으로 배우는 한글’ |
10 | 몸으로 표현하는 한글 | 7학년~12학년 전체 학급 영상 |
행사 기획 의도에 따라 행사 내용은 물론 학생 참여도 크게 달라진다. 각 학교마다 색깔을 달리하는 한글날 기념 행사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글 상품 제작 위챗 이모티콘
몸으로 표현하는 한글
김성기 칭다오청운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