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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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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국인에게 좋아하는 시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윤동주의 시를 말할 것입니다. 서시, 자화상, 별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등 윤동주의 많은 작품이 아직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반 학생들은 윤동주 시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국어 교과 재구성을 통해 윤동주의 시를 감상하고, 윤동주의 삶을 이해하며 그 안에 자기 삶을 녹여보는 수업을 함께 해보았습니다.

(1) 윤동주의 삶에 대한 이해
윤동주 시인이 어떤 배경과 환경 속에서 생활했는지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그의 시를 감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윤동주에 대해 학생들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영화 ‘동주’를 함께 시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보면서 윤동주의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느껴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이 윤동주의 시대적 배경과 시인으로서의 고뇌, 일제 강점기의 어려움, 독립운동과 시인의 삶 등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2)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의 삶을 이해하는 활동을 한 후에는, 학생들과 함께 윤동주의 다양한 시를 감상해 보았습니다. 이 활동은 한두 시간 만에 끝낸 것이 아니라 아침 독서 시간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긴 시간 동안 감상해볼 수 있게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시를 읽고, 시를 그대로 따라 쓰는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윤동주처럼 한 자 한 자 진심을 담아 써 내려가 보도록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시 따라 쓰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더 자세히 시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시를 다 쓴 후 윤동주가 시에서 사용한 단어, 표현의 의미를 파악해보고 그때 당시 윤동주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이런 시구를 적었을지 이야기해보고 의미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 나의 삶을 담아 시 쓰기
윤동주의 마음을 이해한 뒤에 모두가 함께 ‘서시’라는 시를 다시 한번 감상해보았습니다. 그는 왜 이 시에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단어를 사용했을까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각자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지하게 내가 가야 할 길, 내 인생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것이 학생들에게 조금은 낯설고 어려운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윤동주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서였는지 이내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시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시라는 문학 작품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긴 고민 끝에 완성한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나니 1년 동안 우리 학생들이 많이 자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 코로나로 인해 하지 못한 활동
원래 이 재구성 수업의 마지막 활동은 학생들과 함께 중국 광저우에 있는 독립 운동의 유적지를 찾아가 보려고 했습니다. 대절한 버스를 타고 다 함께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모둠별로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여 유적지를 찾아가 보려고 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조상들이 겪었을 이동의 불편함과 어려움도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어려웠고, 그 활동은 무한정 연기되어 버렸습니다. 아직 남은 한 달가량의 시간 안에 해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 반 학생들은 윤동주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이전보다는 할 말이 많아지지 않았을까요? 문학 작품을 통해 작가와 작가의 삶, 더 나아가 시대의 고민까지 함께 나누어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윤동주 시 감상하고 따라 쓰기

나만의 시를 쓰는 모습

학생들의 시로 가득 찬 교실 뒷벽

백은영 광저우한국학교 교사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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