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수도 방콕. 세계 미식가들의 칭송을 받는 먹거리 천국인 이곳에서 태국식 뿐만 아니라 한식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는 방콕한국국제학교 급식. 2학기 개학으로 다시 시끌벅적해진 교정에서 학생들의 영양을 책임지고 있는 이은옥 영양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저는 방콕한국국제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급식 관리 및 보건실 업무를 맡고 있는 영양사 이은옥입니다.
Q: 방콕한국국제학교와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A: 2015년 5월부터 근무를 시작하여하게 되어서 지금 8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Q: 영양사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A: 저의 업무는 조식 준비시간인 6시부터 시작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날 입고된 재료로 만들어진 조식을 검식하고, 당일 중식에 관한 내용과 일일 안전사항 및 위생사항을 확인하고 일지를 작성합니다. 조식 시간 이후 도착한 식자재를 검수하고, 운영일지 및 검식일지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위생사고를 대비하여 보존식을 챙겨놓습니다. 그런 후 중식 조리업무를 지시하고, 다음날 식자재 발주업무를 합니다. 한국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발주업무를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으나, 태국은 그렇지가 않아 재료 하나하나 일일이 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들고, 구매 후 영수증 처리 또한 많이 번거로운 편입니다. 그리고 중식이 시작되면, 배식업무를 하면서 학생들 잔반이나 식습관 교육을 위해 홀라운딩 및 학생들의 식사 반응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중식 배식을 마치고 나면 오후 시간은 식단 작성, 메뉴 개발을 위한 자료조사, 영양·식생활·건강 교육에 관한 자료 수집, 식재료 및 소모품 재고조사 등을 하게 되는데요. 학생들이 주는 의견을 수집해 정리하는 시간도 이때입니다.
하루의 업무 끝에서는 조리장님과 다음날 메뉴에 대한 메뉴 회의를 간단히 하고, 급식실 청소상태를 확인한 후 조리원분들을 퇴근시키고 급식실 안을 마무리 합니다.
학교 급식 영양사는 건강한 급식과 안전에 관한 전반적인 일들을 모두 수행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조리원 건강과 안전도 책임져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보건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 있을 틈이 거의 없이 하루의 시간이 정말 촉박하게 흘러갑니다.
Q: 우리 학교 식단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A: 우리 학교의 식단은 다른 인터스쿨이나 태국학교에 비해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식단이 한식으로 제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중·고가 다 함께 있어서 초등의 기준에 맞추면 중·고등과 성인들의 만족도를 맞출 수 없고, 중·고등의 기준에 맞추면 초등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식단에 ‘오늘 이 단 하나의 반찬만으로도 밥을 다 먹을 수 있었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맛있는 메뉴 하나는 꼭 포함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굶기지 않고 밥을 먹여 보내려는 엄마의 마음이기도 하지요.
학교 급식 사진 (출처 : 방콕한국국제학교 홈페이지)
Q: 우리 학교 급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이들의 성장과 두뇌회전을 위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칼슘보총을 위한 우유와 신선한 채소도 매일 제공된답니다. 또 단체급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위생과 안전에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태 안전사고가 한번도 난적이 없는데요. 항시 위생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불시에 진행되는 위생검열에서 단 한번도 결격사유를 지적받는 적이 없고, 오히려 우수업장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위생검열이 오면 모든 식재료의 시료반응검사, 조리종사원의 개인위생, 보관온도, 장소,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칼 도마 수저 젓가락 등의 약품 반응 검사, 가스, 소화기, 음용식수의 박테리아 검사까지 전부 하는데요. 이런사항들에 대해서 지적을 받아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는 점은 저의 급식실의 큰 자부심입니다. 마지막으로 화학재료 및 가공품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더라고 안전한 먹거리인 수제요리가 많은 점도 자랑할수 있습니다.
Q: 학생들의 급식만족도가 상당한데요. 그 비결을 무엇입니까?
A: 우리 학교 급식실은 늘 학생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여, 희망메뉴를 받아서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거리낌 없이 원하는 메뉴를 이야기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가운데 학교 급식이 더욱 발전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하는 급식실이 좋다는 점은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Q: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A: 너무 많은 학생들이 떠오르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제가 해준 급식을 오랜 시간 먹고 졸업한 학생들이겠지요. 졸업 시즌이 되면 졸업생들이 저에게 와서 “제가 그동안 선생님 밥을 먹고 잘 자랄 수 있었다”고 말해주면 그렇게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 있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학생들에게 제가 더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방콕한국국제학교 급식실 전경
Q: 앞으로의 계획 혹은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앞으로의 계획은 늘 지금처럼 변함없이 학생들이 만족하는 급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 제가 이 곳을 떠나더라도 더 체계적인 학교 급식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만족도 그 이상을 넘어 원활한 급식, 다양하고 안전하고 시설적으로도 훌륭한 급식실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급식시간은 정말 행복해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급식은 학창시절에 느낄 수 있는 기억과 추억의 일부라서, 급식은 그저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먹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학생들의 행복한 급식(추억^^)을 위해 더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방콕한국국제학교 급식을 담당하고 계신 이은옥 영양사님과의 즐거운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영양사님의 깊은 사랑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랑 듬뿍, 영양 가득한 맛있는 학교 급식 부탁드립니다.
정예린 재외한국학교 글로내컬 학생 리포터 2기(방콕한국국제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