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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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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dvanced Placement) 교육과정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많은 대학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컬’이란 용어는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의미를 갖고 있다. 지금은 생활권이 국가의 틀을 넘어서 지구 규모가 되고,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는 곧 나의 문제가 된다. 경제, 정치, 문화 등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이미 서울은 한국만의 도시가 아니다.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있는 글로벌 도시이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도 글로벌 교육에 발맞추어 가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또 수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의 대학에서 공부한다. 대학은 글로벌 교육의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 내가 몸담고 있는 중고등학교는 어떠한가? 영어를 비롯한 제2외국어를 교육하고, 원어민 교사들을 채용하고, 몇몇 시·도교육청에서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전 지구가 생활권이 되어가는 속도와는 시간차가 너무나 크다.

필자는 이 시간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원동력이 재외한국학교에 있음을 확신한다. 재외에서 8년 동안 근무하면서 재외한국학교의 방향성도, 학생들도, 시대적 필요성도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초기의 재외한국학교는 외국에서 근무하는 한인들 자녀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에 세워졌고, 한국의 교육과정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외국에 나와서 살고 있으니 글로벌한 아이로 키우고 싶고,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 언어와 문화도 자녀에게 제대로 물려주고 싶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는지 고민한다. 대부분 도시의 재외한국학교 주변에는 우수한 교육과정을 자랑하는 많은 국제학교들이 있다. 부모들은 고민하지만 턱없이 높은 수업료 때문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재외한국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재외한국학교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 정체성만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부족하다. 국제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많은 재외한국학교가 노력하고 있다. 영어와 현지어 수업 시간을 늘리고, 원어민 교사 수를 확보했다. 하지만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상해한국학교에서는 국제적인 교육과정의 도입을 위해 2021년부터 AP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편성하였다. IB 교육과정은 도입 절차가 복잡하고 IB 전문 교사가 확보되어야 하므로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AP 교육과정은 몇 과목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2021년에는 소주, 무석과 함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AP Macroeconomy, AP Calculuse, AP Physics를 시작하였고, 2022년부터는 본 교육과정에 AP Chemistry, AP Physics, AP Biology를 2단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배정하였다. 동시에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도 AP Biology, AP Calculuse, AP Macroeconomy, AP Statistics, AP English Language & Composition을 포함해 총 8과목을 운영하였다. 2023년에도 동일한 패턴으로 운영 중이다. 2021년 2학기에 AP 교과목 수업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Collage Board에서 시행한 정규 시험 결과가 올해 7월에 발표되었다.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5점’이 만점인데 수업을 듣고 시험에 응시한 수많은 학생들이 5점, 4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주변의 국제학교 학생들의 결과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2022년 고3 학생들은 중국 상하이 코로나 봉쇄 상황으로 상하이에서 정규 시험이 취소되어 시험을 쳐 보지도 못하고 졸업을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 올해 처음으로 그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온라인 문제지
(qr스캔후 풀이)

단월별 테스트 문제지
(wenjuan 변환용)

학생 발표용 ppt

온라인 공동과정 수업
(텐센트 활용)

한 학기, 혹은 두 학기라는 짧은 AP 교육과정만으로 이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생명과학을 예로 들어 보면, 이미 중학교 때 과학으로, 10학년 통합과학으로, 11학년에 생명과학으로 충실하게 공부하였고, 1년간 AP Biology 과목에서 영어라는 언어로 생명과학을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수한 결과를 얻은 학생들 중에는 국제학교는 전혀 다닌 적이 없고, 한국에서, 재외한국학교에서만 공부한 학생들도 많다. 영어를 잘하는 것과는 별개다. 생명과학을 잘하는 학생이 여전히 AP Biology 성적도 우수하다.

한국 학생들의 잠재력은 정말 우수하다. 교사는 무엇을 가르칠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글로벌 교육을 스폰지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학생들이 바로 재외한국학교 학생들이다. 이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사회의 각계에 진출했을 때 글로벌 인재로서, 어떤 나라에서도 어떤 문화에서도 적응하고 역량을 발휘하며 한국을 빛낼 아이들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국경이 장벽이 되지 않도록 지구 전체가 무대가 되어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조금 더 적극적인 변화를 위해 교육의 현장에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김란 상해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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