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한국국제학교(예선) 2023. 5. 20.
- 한반도통일미래센터(본선) 2023. 7. 18.~7. 21.
- 세종대학교(결선) 2023. 7. 22.
나는 필리핀 예선에서 우승을 하여 동남아북부 대표 자격으로 통일골든벨에 참가하게 되었다. 한반도의 중심인 연천에 있는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3박 4일간의 합숙을 진행했는데, 세계 각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인 만큼 긴장이 됐다. 둘째 날 본선을 치렀는데, 예선 때와 비교해서 다들 쉽게 탈락하지 않았다. 나도 10번째 문제까지는 수월하게 풀었지만, 중간에 북한 문화에 관한 문제에서 틀리고 말았다. 낙담도 잠시, 패자부활전이 시작되어 운 좋게 부활했다. 하지만 패자부활전 이후로는 문제 난이도가 상승해 상당히 힘들었다. 주최 측에서 공개한 500문항에서 출제되는 빈도가 많이 줄어 탈락자들도 속출했다. 다행히도 한국사 시간에 배운 내용이 많이 나왔다. 특히 수업 시간에 헤이그 특사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우연히 문제에서 이에 관한 내용이 나와 내심 기분이 좋았다. 시간이 지나 최종 13명 안에 들었다. 주최 측은 난이도를 더 높이기 위해 학생들에게 뒤돌아 앉아 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래도 나는 정답 행진을 계속 이어 나가 내심 우승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예멘의 역사에 관한 문제였는데 ‘옳은’ 것을 골라야 하는데 ‘옳지 않은’이라 잘못 들어서 결국 틀리고 말았다. 더 아쉬운 것은 그 후 문제들이 내가 다 아는 것들이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6등으로 장려상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긴 하지만 내가 이번 행사에 참여한 이유는 단순한 수상 목적이 아니었다. 그 후 진행되는 활동들이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골든벨이 끝난 후 우리는 통일전망대 방문, 북한이탈주민과의 소통과 같은 값진 경험을 얻었다. 그 외에도 한반도통일미래센터의 통일관에서 통일KTX를 탑승하고 통일여권을 받았다. 통일여권에 국적이 UNIFIED KOREA라고 적혀 있어 신기하면서도 묘하게 가슴이 뛰었다.
우리는 통일이라는 크나큰 숙제를 떠맡았다. 잃어버린 반쪽에 대한 갈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힐 것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남한은 통일을 부담으로 느낄 것이며, 이는 거부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노력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 형용할 수 없는 이러한 특수한 관계가 더 악화되기 전에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한다. 통일비용은 소모성 비용이 아닌, 미래의 한반도를 위한 투자 비용이다. 우리도 앞선 독일처럼, 좀 더 근사하고 아름다운 나라도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정민 필리핀한국국제학교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