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파도 앞 작은 성
2021년 8월의 어느 여름, 코로나로 인해 베이징 근교에 있는 바닷가로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행 내내 뜨거운 태양보다 폭우에 가까운 빗속에서 지냈다. 모래성 쌓기 놀이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가 문득 몰려오는 파도 앞에 언제든 사라져 버릴지 모를 성을 보며 우리들의 지난 코로나 기간이 생각났다. 지금까지 모두가 애를 쓰고 이 상황을 견뎌보려 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코로나 시국. 하지만 아이들이 모래로 쌓은 작은 성처럼 조금씩 힘을 보태다 보면 언젠가 폭풍 후에 날이 개듯 밝고 쾌청했던 우리들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찍게 되었다.
김송이 베이징 국제학교 학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