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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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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치마 붙잡고 폴짝

아르헨티나한국학교는 매해 한국의 추석에 맞춰 한가위행사를 한다. 이 날은 학교에서 준비한 송편을 나누어 먹고, 운동장에 코너를 만들어 비석치기, 제기차기, 긴줄넘기 등 민속놀이 활동과 미니어처 추석 음식 만들기를 하였다. 여학생들 대부분은 한복을 체육복 위에 입고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불편하기도 하지만, 이 날이 아니면 한복을 입을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복의 아름다운 색감과 디자인에 매료되어 꼭 입어보고 싶어 한다. 현지인 교사들도 이 날에 한복을 입어보고 싶어한다. 현지인들은 한국인과 신체 사이즈가 달라 아름다운 실루엣이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꼭 입어 보고 싶어한다.

이 날에 시행되는 모든 민속놀이 중 꽃은 긴줄넘기다. 5명 정도의 학생이 힘을 합쳐 하나가 되어 동시에 박자를 맞춰 뛰어야 하는 긴줄넘기는 1학년부터 7학년 학생들까지 꼭 하고 싶어하는 놀이다. 한복의 긴 치마를 부여잡고, 높이 뛰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마스크를 끼고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이 사진을 선정하게 되었다. 다른 코너에서도 여러 활동들이 진행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긴줄넘기 코너에서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긴 줄을 돌리는 역할은 주로 남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 이사님들이 맡는데, 긴 줄을 돌린 다음 날은 학교에 출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가위 행사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지만, 마스크를 끼고, 제한된 인원을 한정하고, 최소의 인원만 모여서 하는 등 여러 프로토콜을 마련해서 진행했다. 결론적으로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교사들은 보람을 느꼈다. 또, 학생들은 모든 야외 활동이 예전처럼 진행되지 않는 것을 항상 아쉬워했는데, 이 날만큼은 운동장에서 함께 땀흘리고 같이 뛸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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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아르헨티나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