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 온라인 소식지

본문 바로가기

세계 속의 한국 : 재외교육기관

  >  세계 속의 한국 : 재외교육기관 >  실크로드 심장에서 부는 위대한 언어, 한국어

실크로드 심장에서 부는 위대한 언어, 한국어

한글날 즈음에 한국어를 학습한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기사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었다. 순위 내 단어들을 보면 사랑, 꽃, 봄, 하늘, 힘내 등이다. 이 단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단순히 말하고 듣고 쓰기 위한 기능적 측면으로 한글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가치‧정서적 측면에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재외동포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보급하고자 애썼던 재외교육기관의 노력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실크로드 중심인 우즈벡에서의 한국어 배움 열풍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실크로드의 심장에 부는 한국어 바람

우즈벡에서 한국어 배움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 주요 국가에 못지않게 크다. 이러한 배움에 대한 욕구를 적극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은 우즈벡이 소련에서 독립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은 한국어 강좌를 수준별로 운영하면서, 매년 약 15,000명의 한국어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군사전문가를 양성하는 우즈벡 군사아카데미에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는 등 한국어 지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더불어 현지 초중등학교와 대학교에 한국어반 개설을 확대해나가며, 우즈벡 정부와 정책적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현지 학교에서 한국어반의 확대라는 양적 성장과 함께, 한국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하였다. 2015년부터 맞춤형 수준별 한국어 교과서를 개발하여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업 방법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멀티미디어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였다. 한국어 보급을 위한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의 촘촘한 활동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풍은, 매년 한국어 능력 검정시험(TOPIC) 응시자 접수가 5분만에 종료되는 현상, 한국으로 유학 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가 중국, 베트남 다음으로 우즈벡이 차지하는 현상에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16년 정식 외국어 과목으로 인정받은 한국어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는 한국어 교육이 일회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성을 확보하게 된, 의미 있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즈벡에서 한국어 교육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이라는 한 기관만의 노력과 성과이기보다는, 한국 정부의 관심과 행‧재정적 지원, 우즈벡한국대사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한국어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종학당과 현지 학교 교수, 교사들의 노력이 함께 만든 결과이다.

한국어능력시험이 있는 날은 시험장 주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현지인의 참여와 관심이 높다. (’18년 57회 TOPIC)

코로나 19 방역을 준수하면서 시험장에 입장하고 있다. 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21.78회 TOPIC)

한류 콘텐츠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부는 이때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은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은 교육부로부터 우즈벡 주변 6개국을 포함한 신북방지역에서 한국어 교육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거점교육원으로 지정받았다. 이에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은 신북방지역 거점교육원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전략과 경험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러시아, 키르키즈스탄, 우르카리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지역 한국교육원들과 공동으로 한국어 교육 확산 정책을 이끌어가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는 신북방지역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원과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한 활동과 학술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즈벡이 과거에 동과 서를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심장이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한국어 교육의 심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언어를 통한 협업 그리고 공동 번영

유발 하리리의 <사피언스>를 보면, 근육이 발달하고 큰 몸을 가진 네안데르탈인을 사피엔스가 물리치며 유일한 지배종이 된 것은 언어 능력을 기초로 한 협업 능력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 재외교육기관이 한국어를 중심으로 하여 전 세계의 협력을 끌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가 간 협력과 공동 번영 그리고 평화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한국어 보급 및 확산에 이러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한국어 수강생 숫자로는 재외교육기관의 노력과 고민이 갖는 의미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우크라이나, 러시아, 투르므메니스탄, 타지키스탄 7개국 공관 및 교육원이 참여하고 있다. (21년 2회 신북방지역 국가협의회)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우크라이나, 러시아, 투르므메니스탄, 타지키스탄 7개국 공관 및 교육원이 참여하고 있다. (21년 2회 신북방지역 국가협의회)

팽주만 타슈켄트한국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