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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후와 한국어 학습

코로나19의 발현으로 이전에는 당연했던 대면수업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갑자기 닥친 새로운 상황에 대부분의 한글학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소규모 한글학교들은 학교운영을 중단하였다. 비록 학교 문을 닫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학년 초 수립하였던 학습목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 공립학교들은 학년 초의 학습목표를 달성하였다고 하여, 그 내용을 살펴보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기 시작하였던 2016년부터 지식의 급증으로 교육이 개조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이야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이에 상응하는 개조가 재빨리 이루어지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일부 국가, 특히 미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일부 학교에서 새로운 교육을 추진하고 있었다. 즉 개인별 맞춤형학습(Personalized Learning)을 시도하고 있었다.

미국의 일리노이 주 프레몬트 스쿨디스트릭트 홈페이지를 보면, 2017년부터 개인별 맞춤형학습이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개인별 맞춤형학습을 보면, 첫째, 학습자 중심(Learner Focused)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 개개인의 프로파일을 구축하는 것이다. 학교생활을 세밀하게 기록하는 것은 물론 장기간 보관하여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학생들 개인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포함된 만큼 안전하게 보관되고 위·변조가 불가능해야 할 것이다. 볼록체인 기술이 활용된다고 하므로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학습자가 주도(Learner Led)하는 학습이다. 니즈(needs), 관심사, 학습 접근방법 등이 다른 학생들을 위하여, 맞춤형 학습경로(Pathway)가 준비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과정을 결정하고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 개인별 학습이 가능한 공개교육자료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학습자가 시연(Learner demonstrated)할 수 있는 능숙도(Proficiency)를 기준으로 한다. 학생들의 능숙도를 빠르게 측정하고 피드백하는 시스템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지원그룹이 필요하다. 여기에 학부모, 교사 및 지역사회가 참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별 맞춤학습이 중요함을 감안해, 시카고 하상한국학교에서는 2021년, 고학년으로 구성된 큰솔반을 대상으로 한글학습과 더불어 별도의 맞춤형 학습을 시도하였다. 큰솔반 학생 모두 자신의 희망 직업을 정하고 자료를 만든 다음 한국어로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희망 직업은 미국 노동통계국(https://www.bls.gov/ooh/)의 자료를 참고하도록 하였다. 직업에서 요구하는 구체적인 업무와 더불어 업무 환경을 찾아보았다. 또한 직무를 위하여 요구되는 학위, 실무 기술, 자격증과 면허 등도 자료에 추가하였다. 직업인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리더십, 소통능력, 열정 등과 함께, 역량과 연봉, 직업에 관한 전망 및 주요 고용기관 등도 자료에 추가하도록 하였다. 일차적으로는 ‘구글 슬라이드’를 활용하여 영문 자료를 만든 다음, 이를 교사 및 학부모와 공유하여 자료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문으로 자료를 완성한 다음 ‘구글 번역’을 활용하여 한글도 추가하였다. 모든 학생은 자신의 태블릿 혹은 노트북을 활용하여 훌륭한 자료를 만들고 발표하였다. 학부모들은 중학생인 K-8학년에서 직업 탐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발표자료를 학생과 함께 만들면서, 평소 대화가 어려웠던 사춘기의 자녀들과 학생의 미래에 관한 현실적인 내용을 대화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미국 공립학교 맞춤형 학습(출처: www.fsd79.org)와 하상한국학교 큰솔반 발표자료

이준수 시카고 하상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