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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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학생 이야기

칼럼·에세이
나의 작은 세계
: 칭다오를 보고 느끼다

도서윤 칭다오청운한국학교 학생
글로내컬 리포터 4기

중국 동쪽의 해안도시, 칭다오

중국 동쪽의 해안도시 “칭다오(青岛)” - 푸른 섬이라는 의미의 이 아름다운 도시의 이름은 도시 안의 “小青岛”라는 작은 섬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푸른 나무들로 가득 찬 이 작은 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칭다오는 푸른 바다와 산, 그리고 동서양의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도시이다. 독일의 식민 지배라는 아픈 역사가 남긴 유럽풍의 건축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이곳의 독특한 매력이 되어, 도시의 풍경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칭다오에서 태어나고 자란 기자에게 이곳은 단순한 ‘외국의 한 도시’가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고향인 셈이다.

바다와 산이 들려주는 칭다오의 풍경

칭다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바다이다. 청도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제1해수욕장”, “제2해수욕장”, 그리고 “석노인”은 푸른 바다와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으로 여름철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그리고, 바다 옆으로 청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돌산, “노산”이 자리하고 있다. 해안길을 따라 차를 타고 오르면 창밖으로 푸른 바다와 깎아지른 절벽을 마주할 수 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한 한 폭의 그림이라 하겠다. 이 외에도, “5·4 광장”의 바람을 상징하는 거대한 붉은 조형물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저녁 시간 “타이동 야시장”은 각종 꼬치와 간식 냄새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칭다오에서 만난 따뜻한 중국 문화

칭다오에서 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중국의 다양한 명절 문화이다. 설(춘절), 대보름, 단오, 추석처럼 한국에서도 익숙한 명절이 있지만, 이 외에도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명절들이 있다. “샤오넨(小年)”은 본격적인 설(춘절)을 준비하는 ‘작은 설’로, 칭다오 사람들에게는 가족이 모이는 따뜻한 날이다. 가족들은 함께 모여 물만두를 빚어 먹는데, 산둥 지역에서는 특별한 날이면 항상 물만두(교자)를 먹는다. 이곳 사람들은 독특하게 물만두를 다진 마늘을 듬뿍 넣은 쌀식초에 찍어 먹는다. 그리고, 음력 7월 22일 “차이선제(财神节)”에는 상점마다 붉은 장식을 내걸고 폭죽을 터뜨리며 손님을 맞이하고, 하루 종일 폭죽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사실 기자에게 마늘식초 소스에 찍어 먹는 물만두와 하루 종일 귓가에 맴도는 시끄러운 폭죽 소리가 처음부터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처음의 낯선 알싸함과 시끄러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덧 따뜻한 익숙함이 되어 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국적에 상관없이 가족과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들의 진심이 서로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출처 : 중국포털 바이두

칭다오에서 만난 또 다른 한국

또한 칭다오 도시 곳곳의 풍경에는 한국 문화가 녹아 있다. 특히 “청양구(城阳区)”라는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에 있는 “인사동” 건물에는 한국식 식당과 카페, 노래방, 인생네컷 사진관 등이 있어 마치 한국의 어느 거리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매년 9월에는 “한국 주간”과 “미식축제”가 열려 현지 중국인과 한국 교민이 함께 문화를 교류하고 축제를 즐기는데, 특히 축제 마지막 날의 “한중 청소년 예술제”에서는 양국의 청소년들이 춤과 노래로 하나가 된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호흡하고 상대방의 문화를 즐기는 축제를 통해 우리는 이 이국의 도시 “칭다오”에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함께 생활의 장을 공유하는 이웃이 된다.

다름 속의 조화로운 공존을 찾아서...

이렇듯 칭다오는 국경과 문화를 넘어선 공존의 상징이다. 한중 문화 교류 축제가 열리고, 마라샹궈와 떡볶이가 같은 식탁에 오르며, 서로 다른 언어가 같은 교실 안에서 울려 퍼진다. 기자는 이곳 “칭다오”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지켜가면서도, 동시에 중국인 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있다. 정체성이란 어느 한쪽을 버리고 다른 한쪽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에서 더욱 풍요로워질 것임이 틀림없다. 중국의 작은 도시 “칭다오”에서의 삶은 기자에게 다름 속에서 닮음을 찾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것이야말로 앞으로의 세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이라고 믿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등굣길 엘리베이터에서 소중한 이웃들이 기자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