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영 필리핀한국국제학교 교사
재외한국학교 유치원의 유아교육은 단순한 ‘문화 소개’ 수준을 넘어서, 국외 환경 속 여러 가지 정체성이 함께 있는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세계시민으로서의 시야’를 동시에 확장하도록 돕는 중요한 교육적 사명을 지닌다. 나는 이러한 철학을 토대로 「Korea, Connected! 나라사랑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며 전통·정체성·평화를 아우르는 통합적 배움의 환경을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유아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살아 있는 나라 사랑’을 경험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한마당>, <작은 손에 담은 나라 사랑, 김장 담그기>,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독도 프로젝트>의 세 가지 활동으로 운영했다. 나는 전체 운영을 총괄하며 놀이·협력·경험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고, 해외라는 교육환경에서 흔히 겪는 ‘문화적 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정·학교·지역사회가 긴밀히 연결되는 상호작용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유아의 문화·정체성·세계시민성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필리핀이라는 지리적 제약 속에서도 아이들이 한국의 뿌리와 가치를 몸으로 체득하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견고히 세워가는 모습을 보며 교사로서 깊은 보람을 느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에서 성장하는 유아들에게 “나는 한국인이자 세계시민이다”라는 건강한 자긍심을 심어준 의미 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전통과 가족의 온기를 잇다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한마당」
첫 번째 활동은 전통놀이를 매개로 가족의 유대와 한국 문화의 본질을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이 행사는 놀이 중심 활동부터 창작 활동, 전통 미각 체험까지 고르게 구성된 다섯 개의 체험 마당으로 운영되었다. ‘얼쑤 한마당(딱지·공기·전통악기)’, ‘솜씨마당(팽이·제기·자개거울 만들기)’, ‘옛날 뽑기마당’, ‘전통 냠냠마당(떡메·강정·국화차 시식)’, ‘전통놀이마당(투호·비석치기·양궁·포토존)’으로 구성된 다섯 개의 체험 영역에서 유아들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의 결을 체득했다. 특히 다문화 가정 학부모를 위해 자체 제작한 「전통놀이 가이드북」은 활동의 의미와 절차를 시각적으로 정리해 문화적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 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하는 경험이 아이에게 큰 선물이었다”는 한 학부모님의 소감은 이번 활동의 교육적 가치를 잘 보여준다. 이번 전통놀이 한마당은 전통이 단순한 과거 학습이 아닌, 세대와 공간을 잇는 중요한 관계 교육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작은 손으로 이어가는 한국인의 뿌리 「작은 손에 담은 나라 사랑, 김장 담그기」
두 번째 활동은 유아들이 직접 한국의 전통 음식 문화를 몸으로 체험하는 김장 프로그램이었다. 김치의 재료를 탐색하고, 양념을 만들고, 절인 배추에 양념을 고사리손으로 정성껏 바르는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김치’라는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배워갔다. “내가 만든 김치예요!”라며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은 완성된 김치를 집으로 가져가 가족과 함께 나누며 공동체성·돌봄·나눔의 의미를 느꼈다. 특히 배추 한 잎에 양념을 바르며 친구와 나누고 도와주는 과정에서 협력의 가치를 깨닫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의 깊이를 체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장 활동은 단순한 요리 체험이 아니라, 정체성과 협력, 공동체 정신을 담은 살아 있는 교육이었다. 해외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유아들이 한국의 전통을 직접 체득하며 자긍심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김장 프로그램은 교육적 의미와 실천적 가치가 더욱 빛난 시간이었다.
평화를 배우고 나눔을 실천하는 통합적 배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독도 프로젝트」
세 번째 활동은 독도의 생태·역사·문화를 통합적으로 배우도록 설계한 프로젝트였다. 독도재단 그림책 『안녕, 독도 고래야』를 중심으로 독도 생태, 바다 환경, 역사적 의미를 놀이·탐구·표현 활동으로 확장했다. 복도 전체를 ‘독도 바다’로 꾸며 유아들의 협동 작품과 탐구 과정이 이어지는 전시는 일상 자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독도 학습 공간’이 되게 했다. 프로젝트의 절정은 마지막 날 진행된 독도 굿즈 판매 활동이었다. 에코백, 머그컵, 팔찌 등 유아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등원·점심·하원 시간에 전시·판매되었고, 수익금 전액은 ‘독도 사랑 실천 기금’으로 기부되었다. 유아들은 “독도는 우리 땅이에요!”, “이건 제가 만든 독도 팔찌예요!”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통해 나라 사랑의 마음을 직접 실천했다. 이 활동은 단순한 만들기나 판매 경험을 넘어, 배운 내용을 사회적 행동으로 연결하는 실천 중심 교육의 대표적 사례였다. 프로젝트는 이후 현지 언론은 물론 한국 네이버 뉴스에도 소개되며 재외한국학교 유아교육에서 독도 교육이 지닌 의미와 성과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주간 이어진 이번 독도 프로젝트는 유아가 ‘지식–탐구–표현–실천’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배움의 순환을 경험하도록 설계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외에서도 한국의 정체성과 가치 교육이 충분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중한 사례였다.
「Korea, Connected!」가 남긴 교육적 가치
「Korea, Connected!」는 단순히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행사가 아니라, 유아가 ‘경험–이해–실천’의 흐름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세계시민성을 함께 확장해 가도록 설계된 통합교육 모델이다. 전통놀이–김장–독도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세 가지 활동은 각각 독립적 경험이 아니라, 정체성 형성 → 관계·공동체 이해 → 세계 시민성 확장으로 이어지는 교육적 서사 구조를 지닌다.
| 영역 | 교육적 의미 | 프로젝트에서의 구체적 경험 |
|---|---|---|
| 정체성 형성 | 한국 문화·가치를 체험 기반으로 이해하고 자긍심 형성 | 전통놀이 한마당, 김장 체험, 독도 탐구 활동 |
| 공동체 의식 강화 | 책임·배려·참여의 의미를 실제 경험으로 익힘 | 가족 참여 행사, 김장 나눔, 기부 활동 |
| 감성 기반 학습 | 정서적 공감·관계 감수성 발달, 학습 동기 강화 | 놀이·창작·협동 중심 프로그램 운영 |
| 세계시민성 확장 | 평화·역사·생태 감수성 습득, 실천 중심 참여 경험 | 독도 굿즈 제작·판매 및 기부 활동 |
한국의 뿌리에서 세계로 이어지는 배움의 연결
해외라는 환경에서 유아들에게 한국 문화와 정체성을 가르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또 하고 싶어요!”라는 목소리는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작은 손으로 김치를 담그고, 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즐기고, 직접 만든 독도 굿즈를 판매하는 과정 속에는 ‘스스로 실천하며 배우는 나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KISP병설유치원의 나라사랑 프로젝트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이 한국인의 뿌리를 이해하고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배움의 여정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한국적 가치와 세계적 감수성을 함께 품을 수 있도록, 해외 한국학교가 지닌 교육적 가능성을 더욱 넓혀가는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다.
「Korea, Connected!」 나랑사랑 프로젝트 활동 모습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한마당
작은 손에 담은 나라사랑, 김장 담그기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독도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