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필리핀한국국제학교 교사
새싹반 꿈多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필리핀한국국제학교의 우리 학급에는 15명의 새싹들이 있습니다. 각자 좋아하는 것도,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다르며 그만큼 개성이 풍성한 어린이들입니다. 저는 이 꿈둥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주변 세계를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에서 출발해, 아이들의 개성과 흥미가 자연스럽게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진로교육인 ‘꿈多프로젝트’를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 진로교육은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탐색하고, 앞으로의 삶을 긍정적으로 그려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주는 중요한 교육입니다.
진로교육의 의의: ‘나’에서 출발하는 삶의 탐색
유아진로교육은 직업을 미리 정하도록 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이해하고 가능성을 넓히도록 돕는 성장 과정입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발견하며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을 키워 나갑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역할을 관찰하며 사회를 이해하는 시야가 넓어지고, 놀이와 경험을 통해 미래를 상상하는 힘이 발달합니다.
꿈多프로젝트(KKUM-DA Model)의 핵심 요소
| 핵심 요소 | 핵심 개념 요약 | 꿈多 프로젝트 적용 방향 | 이론적 기반 |
|---|---|---|---|
① 자기이해 |
자신의 특성·감정·흥미를 탐색하며 자아개념을 형성함 | ‘나를 주인공으로 한 직업그림’, 자기특성 이야기나누기, 나를 책으로 만들기 등이 포함됨 | Super(1990), Ginzberg(1984) |
| ② 역할탐색 (Role Exploration) |
놀이 속 역할 수행이 직업 탐색의 기제가 됨 | 역할놀이 확대, ‘우리 동네 직업지도’, 교실 속 직업 탐색, 꼬마선생님·기자활동 등으로 확장 | Vygotsky(사회문화이론), Katz(프로젝트 접근법) |
| ③ 환경탐색 (Environment Exploration) |
가정·학교·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면서 직업 세계를 실제 맥락에서 이해 | 지역사회 연계 현장체험, 직업인 인터뷰, 직업 관찰 활동 등으로 직접적 경험 제공 | Bronfenbrenner(생태이론) |
| ④ 경험 기반 재구성 (Experience Reconstruction) |
경험·표현·상상을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감 | 건축가·디자이너 활동, 상상 속 직업 창조하기, 미래 공간 설계하기 등 창작 중심 활동 운영 | Reggio Emilia 접근 |
꿈多프로젝트 실천모형 4단계 (KKUM-DA Model)
꿈多프로젝트는 네 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놀이 및 발달적 흐름에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습니다. 유아의 삶과 놀이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진로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 K | K | U | M |
|---|---|---|---|
| Know Me (나를 발견하기) |
Know Roles (직업 역할 탐색하기) |
Understand My Community (지역사회 이해하기) |
Make & Imagine My Future (상상으로 미래 만들기) |
| 나의 특성·감정·흥미를 이해하고 ‘나’를 인식하는 단계 | 놀이와 일상 속에서 다양한 직업 역할을 자연스럽게 탐색하는 단계 | 교실 밖에서 실제 직업인을 만나며 직업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이해하는 단계 |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나의 미래를 설계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단계 |
꿈多프로젝트 수업사례 및 교사의 고민
1단계: Know Me(나를 발견하기)
유아가 자기의 특성·감정·흥미를 이해하며 ‘나’를 인식하는 과정으로, 실제 수업에서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활동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이야기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직업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꿈이 담긴 그림은 한 권의 책으로 제작되었으며, 유아는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직업 탐색이 ‘나’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2단계: Know Roles(직업 역할 탐색하기)
놀이와 일상 속에서 다양한 직업 역할을 자연스럽게 탐색하는 경험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우리 동네 직업지도 만들기’ 활동으로 연결되었으며, 처음에는 유치원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직업(교사, 보조교사, 행정직원 등)을 중심으로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경찰관, 의사, 승무원, 과학자 등으로 주제를 점차 확장해 나가면서 유아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의 기능과 의미를 스스로 구성해 나갔습니다.
직업 역할을 탐색하는 Know Roles 단계에서는 아이들이 가진 경험의 폭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해외에 사는 아이들이다 보니, 어떤 직업은 너무 생소한 경우도 있었고, 어떤 직업은 너무 익숙해서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활동을 설계할 때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삶의 경험”에서 출발해 자연스럽게 확장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유치원 안에서의 직업부터 시작해 경찰관, 의사, 과학자로 점차 넓혀가는 방식은 단순한 직업 확장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의미망을 넓혀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내가 직접 본 것”을 새로운 직업 개념과 연결하는 그 순간의 아이들 눈빛은 정말 반짝였습니다.
3단계: Understand My Community(지역사회 이해하기)
교실을 넘어 실제 환경과 사람을 만나며 직업 세계를 보다 실제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는 직업 기반 현장체험학습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 매장에서 도넛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판타지 월드에서는 연출가와 스태프의 역할을 관찰했습니다. 유아들은 직업인이 수행하는 일을 눈앞에서 체험하며 “직업은 TV 속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만나는 이웃의 다양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는 지역사회 이해 단계의 핵심 목표를 완전히 충족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어떤 장면을 보게 될까?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아이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경험을 흡수할 수 있도록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이런 고민으로 동선을 설계하고, 사전 활동을 충분히 마련했습니다.
4단계: Make & Imagine My Future(상상으로 미래 만들기)
유아가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내가 살고 싶은 집 만들기’ 활동은 이 단계에 해당하며, 아이들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된 것처럼 집의 구조, 색, 공간을 자유롭게 상상해 설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미술 활동이 아니라, 유아가 자신이 경험한 공간(집, 카페, 여행지 등)을 재구성하고 미래의 삶을 상상 속에서 펼쳐보는 창의적 미래 설계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미래”가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설계한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첫 표현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창문을 크게 그리며 “나는 햇볕이 많이 들어오는 집에 살고 싶어”라고 말했고, 어떤 아이는 방을 하나 더 그리며 “엄마가 피곤할 때 쉬는 방을 만들어주고 싶어”라고 했습니다. 이 표현 속에는 아이들이 바라보는 삶, 관계,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미래를 설계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말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순간이었습니다.
교실을 넘어 실제 삶으로 이어지는 진로교육
진로교육은 수업 시간 안에서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의 정체성·표현·탐색·협력이 매일의 삶 속에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은 그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믿는 힘,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힘, 그리고 미래를 상상하는 힘을 조금씩 키워 나갑니다.
저는 앞으로도 꿈多프로젝트가 아이들에게 “너는 충분히 멋진 사람이고, 너의 삶은 네가 만들어갈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교육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이 아이들의 미래를 단단히 지지하는 첫 번째 토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의 수업을 다시 설계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