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 북경한국국제학교 교사
세상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재외한국학교에는 부모와 그 자녀인 학생, 그리고 교사까지 각 개인의 스토리가 융합되어 함께하는 공동체이다. 2015년부터 북경한국국제학교와 인연을 맺고 2025년인 현재까지 오랜 시간 나 또한 교사로 공동체 속에서 함께 하고 있다.
7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다양한 학년의 담임을 경험했고,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도 삼 년째 매일 등하교하는 학생들에게 ‘굿모닝’과 ‘안녕‘, ’어서 오세요‘, ’잘 가’를 외치면서 등하교 맞이 인사를 건네는 나는 학생부장이다. 가끔 이어폰을 끼고 있는 학생들은 인사를 듣지 못하기도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많은 학생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주고, 나와 눈을 맞추기 위해 잠시 걸음 속도를 늦추는 학생들은 더 크게 그 이름을 불러주며 고마움을 전한다.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학생들과 가벼운 목례를 하며 눈을 맞추는 이 시간이 내겐 매우 소중하다. 학생들 중 일부는 눈을 맞추지 못하거나 마스크와 모자를 이용해 얼굴을 가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학생들은 기억하고 더 관심을 가지려 노력한다.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은 가끔 재량 휴일일 때도 있었지만 올 학사일정은 일상과 다름이 없었다. 전날 저녁부터 SNS를 통해 ’스승의 날’ 인사를 챙기는 깜찍한 졸업생들이 있어 답장을 쓰며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던 중이었다. 출근 후 배송을 알리는 전화를 받고 경비실에 내려가 보니 꽃과 카드, 쿠키가 예쁘게 포장되어 도착해 있었다. 상자 안에는 대학 입학 1년 후 휴학하고 군대 가서 이제 막 병장이 된 KISB 졸업생의 감사 카드가 들어 있었다. 군대에서 기억하고 보내준 그 마음이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졸업하고 연락되지 않은 친구들도 많은데... 한국과 달리 재외의 경우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이 현실이라 졸업 후 모교에 방문하는 학교 졸업생들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졸업생들이 너무 반갑고 기특하다. 선생님과 학교 급식이 그리웠다는 졸업생들과 급식을 함께 먹으며 지난 추억을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모교를 방문했을 때 본인들을 기억하며 반기는 선생님이 계심에 안도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찡하게 느껴진다.
‘KISB 우리 졸업생들~ 선생님이 기다릴게. 언제든지 오너라, 환영한다. 우리 학교 급식 같이 먹자~^^’
‘북경한국국제학교 20기 졸업생 이~쁜 내 새끼들~ 우리 2025년도 하반기 두 번째 동창회 소집이다. 잊지 말고 기억해~’
아직도 내 귓가에 들리는 ‘선생님은 우리 애들이 그렇게 이쁘세요?’ 하시며 웃으시던 딸내미 어머님의 웃는 얼굴과 목소리가 매일 매일 내게 힘이 된다.
아침이 밝았다. 노고지리 우지지는 않지만, 자~ 오늘도 힘차게 학교 가자~
매일 마음속 알람이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