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기관포털 온라인소식지 Vol.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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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 선배들의 편지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힘 : 우리는 '하이브리드 인재'입니다

정예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 동경한국학교 졸업

"서로 다른 두 문화를 경험하며 자란다는 것은, 남들보다 두 배 더 넓은 가능성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자랑스러운 재외한국학교 후배 여러분. 저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동경한국학교에서 1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현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4학년 졸업반에 재학 중인 정예환입니다. 초·중·고 시절을 한 울타리에서 친구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쌓았던 추억들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네요. 오늘은 제가 한국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하면서 깨달은 '해외 성장 경험이 갖는 진짜 강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피타고라스 스위치'에서 배운 공학적 상상력

해외에서 자란다는 것의 가장 큰 축복은 단순히 외국어를 하나 더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 나라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체득한다는 점입니다. 한국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논리적인 사고와 현지 문화에서 배우는 창의적인 시각이 결합되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제3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 일본 TV 프로그램인 '피타고라스 스위치'를 즐겨봤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이용해 정교한 골드버그 장치를 만들고, 작은 힘이 도미노처럼 연결되어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일본 생활 속에는 이처럼 작지만 기발한 트릭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고, 저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기계를 단순히 '작동하는 물체'가 아니라 '재치 있는 움직임의 연결'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공대에서 통한 '일본스러운' 디테일

이런 경험은 대학 전공 수업에서 저만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기계공학 전공 중 가장 악명 높기로 유명한 '창의공학설계' 수업 때의 일입니다. 저는 자동 로봇을 설계하며 어린 시절 보았던 피타고라스 스위치나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기계 장치들처럼, 기능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메커니즘을 적용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모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로봇 본체가 껍질 쪽의 날개를 '툭' 하고 치면 그 연쇄 작용으로 접혀있던 다리가 순식간에 '확' 펼쳐지는 구조를 고안했습니다.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움직임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 설계는 기능성과 의외성을 동시에 잡았고, 덕분에 저희 팀은 대회에서 2등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한국에서만 자랐다면 떠올리지 못했을, 현지에서의 경험이 만들어준 값진 결과였습니다.

마치며

후배 여러분, 때로는 타국 생활이 낯설고 입시 준비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그 시간은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하나 더 뜨는 과정입니다. 한국과 현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여러분이 훗날 각자의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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